아내 니코틴 살해 20대 무기징역
조현병 치료 상담을 하던 임세원 교수를 살해한 30대 남성과 보험금을 타내려 신혼여행지에 서 아내를 니코틴 원액으로 살해한 20대 남성에게 각각 중형이 선고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1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31)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그러나 이에 재판부는 A씨의 정신장애가 범행의 한 원인이었고 치료가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해 '영구 격리'는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12월31일 마지막 날 진료 예약이나 사전 연락없이 무작정 찾아온 피고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진료를 수락했다가 이런 일을 당했다"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유족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겪었고 평생 슬픔과 고통을 안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으로 일반 국민도 큰 충격을 받았고, 이로 인해 국회에서 '임세원법'이 통과된 점도 거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이 현재 정신장애를 앓고 있고 이런 장애는 피고인이 성장과정에서 겪은 가정 폭력과 학교폭력에 의해 발현된 것으로 보이고, 범행 경위를 볼 때 정신질환이 범행에 큰 원인이 됐다고 인정된다"며 "이런 점을 모두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아내를 계획 살해한 비정한 20대 남편은 사회에서 완전히 격리되는 중형을 받았다.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는 이날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B(23) 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B 씨는 2017년 4월 25일 신혼여행지인 일본 오사카 한 숙소에서 사망 보험금 1억5000만 원을 받아내기 위해 미리 준비한 니코틴 원액을 아내에게 주입해 살해한 혐의다.
B 씨는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신고하고 일본 현지에서 장례절차까지 마쳤다. 하지만 살인 계획 등이 담긴 일기장 등이 발견되면서 덜미가 잡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약 50분 동안 아내의 자살 가능성, 범행 수법, 범행 후 행동, 수사기관과 법정에서의 진술 등을 설명한 뒤 B 씨가 아내를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신혼여행을 빙자해 아내를 살해하기 위해 용의주도하게 준비했다"며 "아내는 숨지기 직전 니코틴 중독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텐데,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거짓말을 하는 등 인간으로서 보일 수 있는 최소한의 염치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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