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사측과 작년 6월 이후 11개월 만에 마련한 임금과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투표 결과에 따라 부산공장의 명운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오는 21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벌인다.
르노삼성 노사가 마련한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동결에 따른 보상금 100만원 지급 △성과 보상금 1076만원 지급 △배치 전환 절차 개선 △근무 강도 개선을 위한 60명 인력 채용 등을 골자로 한다.
이번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르노삼성 노사의 길었던 작년 임단협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반대의 경우 셈법이 복잡하다. 또다시 르노삼성 노사는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이미 양측은 작년 6월 상견례 이후 수십 차례에 달하는 교섭을 벌인 바 있다.
갈 길 바쁜 르노삼성으로선 또 한 번 발목이 잡힐 수 있는 셈이다. 르노삼성은 올해 9월로 계약이 끝나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분을 대체하기 위한 물량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 출시하는 신차 XM3의 유럽 수출용 물량을 르노삼성 부산공장으로 배정받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현재로선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르노삼성 측의 입장이다. 작년 기준 르노삼성이 수출한 전체 차량(13만7193대)에서 로그가 차지하는 비율은 78.17%(10만7245대)에 달했다.
다른 완성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을 준비 중인 점 역시 부담이다. 이미 다른 업체보다 올해 임단협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 결과에 따라 더 늦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임단협은 시작도 하지 못한 만큼 2년 연속 임단협 '지각생'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