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부부가 함께 택배업에 뛰어들어 배송 효율성과 수입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오는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택배기사 1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배송 형태를 분석한 결과, 1155쌍(2310명)이 부부 단위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연령별로 40대가 491쌍으로 가장 많았고, 50대(405쌍), 30대(171쌍), 60대(67쌍), 20대(14쌍), 70대(7쌍)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중 부부를 포함해 가족(부모, 자녀, 형제, 친척 등)과 함께 택배업에 종사하는 인원은 3200여 명이다. 이 중 부부는 2310명으로, 평균 연령은 남편 49세, 아내 46세로 40대 부부가 가장 많았으며 함께 일한 경력은 평균 3년 8개월로 나타났다.
부부가 함께 배송하는 가장 큰 이유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매년 택배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배송 물량이 많이 증가함에 따라 배송 효율이 곧 수입 증대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혼자서 늦은 밤까지 배송하거나 담당 구역을 좁혀 수입을 줄이는 대신 아내와 분담해 배송 효율성을 높임과 동시에 수입을 증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남편과 아내가 한 아파트 단지 내 동을 나누거나 한 동의 층을 나눠 동시에 배송하기 때문에 혼자 배송하는 것보다 시간을 배 이상 절약할 수 있고, 배송 효율도 높아져 하루 배송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배송량이 늘어나면 수입도 자연스레 증가한다. 배송이 일찍 끝나면 쇼핑몰이나 도매상을 대상으로 한 영업 활동으로 올릴 수 있는 부가 수입도 있다. 작년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연평균 수입은 6937만원에 달하는 등 택배업이 '고수입' 직종으로 인식되면서 가족에게 추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택배기사 손석봉(39)씨는 "과거보다 배송 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웬만한 대기업 직장인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아내와 아파트 동을 나눠 일하니 물량이 많을 때는 저녁 6시, 적을 때는 오후 3시 30분~4시 30분이면 일을 마무리할 수 있어 좋다"며 "일터, 가정 등 함께하는 시간이 많고 공통된 대화 주제가 많아 부부 사이가 더 돈독해진다"고 전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과거 대표적인 기피 직업이었던 택배기사가 유통·물류업의 성장과 첨단기술 도입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인식되고 있다"며 "택배기사들이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더 나은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에서 부부 택배일을 하는 손석봉(왼쪽)씨와 박애란씨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