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 일주일새 5000만원 급락
非강남권 추가 가격하락 가능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거래 절벽'이 장기화하면서 작년 서울 아파트 급등을 주도했던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집값이 흔들리고 있다.
한동안 매매거래절벽에도 철옹성처럼 꿈쩍않던 '마·용·성' 랜드마크 단지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호가가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반년 이상 실거래가 하락 없이 버티고 있던 마포래미안푸르지오였지만 최근 거래절벽이 장기화되면서 계단식 가격 하락 조짐이 관측된 것이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서울 마포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35% 하락했다.
이는 서울 25개구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특히 그동안 서울 집값하락에도 꿈쩍 않던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호가는 5000만원 가량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지난해 9·13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강남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수억원씩 떨어지는 와중에 실거래 없이 꿋꿋하게 호가를 유지해 온 단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전체 3885세대 중 가장 많은 세대수를 차지하는 전용면적 59㎡A타입(572세대)는 지난달 1층 매물이 9억78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이후 약 반 년 만에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2층 매물이 9억9700만원에 거래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집값하락에 따른 가격 하락폭은 거의 없었다.
520세대 규모의 전용면적 84㎡B 타입 역시 지난해 9월 3건, 10월 1건에 이어 11월부터 이달까지 매매거래가 한 건도 없는 상태다.
이는 최근 거래절벽이 장기화되고 매물이 쌓이면서 호가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2~4월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월별 최저치를 석 달 연속 경신했다.
이달 역시 20일 기준 1812건을 기록하며 서울 전체 매매거래량(5455건)을 월말까지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현재 추세라면 2000~3000건 사이가 될 전망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매수문의가 장기간 끊기면서 그 동안 잘 버티던 랜드마크 단지도 매물이 쌓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부동산114와 현지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1주일 사이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호가는 약 5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특히 마포구의 경우 서울 자치구 전체 25개구 중에서도 거래절벽 현상이 심각한 곳으로 손꼽힌다. 현재까지 마포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0건으로 중구(19건), 종로구(17건), 용산구(39건), 성동구(46건), 금천구(43건), 광진구(43건), 강북구(34건) 등을 제외하고 서울에서 8번째로 거래량이 낮은 지역이다.
지역 내 다른 아파트 단지를 살펴봐도 거래절벽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마포구 공덕동 공덕파크자이 역시 전용면적 84㎡C 타입이 지난해 8월 이후 매매거래가 아예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서울 강북권 시세 상승을 이끌며 상징성이 높던 마포구의 하락세는 서울 비강남권 일대에 추가 매물의 가격하락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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