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비트코인 급등, 투기로만 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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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비트코인 급등, 투기로만 봐선 안 된다

   
입력 2019-05-20 17:51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연초 3400달러까지 하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4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하여 불과 한달 반 여 사이에 8000달러까지 급등하고 있다. 2017년 중반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2017년 12월 16일에는 1만9497달러까지 급등해 버블논쟁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으나 그 후 하락해 2019년 2월 7일에는 3399달러까지 추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비트코인은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3일 발행되기 시작했으나 새롭게 등장한 암호화폐에 대해 반신반의하면서 오랫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일본이 가상통화를 법정통화는 아니지만 결제수단의 하나로 재산적 가치를 지닌 화폐의 일종으로 규정한 '자금결제법'을 2017년 4월부터 시행했다. 미국의 주은행 감독협의체도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는 아니지만 화폐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인정했다. 영국은 민간화폐로, 독일은 금융상품으로, 스위스는 지방정부 화폐로 인정했다. 법정화폐는 아니지만 사실상 화폐의 일종으로 인정하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비트코인은 주목을 받으며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2017년 말에는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와 옵션거래소가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하면서 가격 상승이 본격화됐다. 금융시장의 상승장에 흔히 있는 과도한 조정현상인 오버슈팅까지 가세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달아올랐다. 그 후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으로 반전했지만 최근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크게 세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개인투자자 중심이있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JP모건, 미쓰비시UFG, 미즈호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과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들이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미즈호은행이 금년 3월 J코인을 발행한데 이어 미쓰비시UFG은행도 MUFG코인을 연말까지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JP모건이 JPM코인을 발행하고 거래소를 오픈하겠다고 발표했고, 페이스북도 독자 암호화폐를 올해 중 개발해 페이스북의 각종 서비스 결제에 이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급결제 면에서도 삼성전자가 이미 갤럭시10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했다.



둘째, 미중통상전쟁 격화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증가하면서 안전자산으로 비트코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원래 비트코인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발행되기 시작한 것처럼 만약 글로벌 금융불안이 커질 경우 안전자산이나 글로벌 통화로 비트코인이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심지어 달러에 대항해 BRICS코인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셋째, 뉴욕증권거래소 모회사인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가 준비해온 비트코인 선물거래소 백트(Bakkt)가 7월 초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마치 2017년 말 비트코인 선물 등장 때 가격이 급등했던 것과 같은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독일, 스위스에서는 암호자산의 증권거래소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과 이를 구동시키는 암호화폐 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라이트코인 등 지급결제용 암호화폐, 이더륨 등 스마트계약용 암호화폐, 리플·스텔라 등 국제송금용 암호화폐, 아이오타 등 4차산업혁명 진전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용 암호화폐 등 거의 모든 거래가 신뢰의 기술인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로 이루어지려 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2만여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글로벌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암호화폐만도 2200여개, 시장도 1만8000여개나 된다. 싱가포르, 스위스, 영국 등 금융선진국은 디지털시대 디지털금융에 앞서 가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금융감독위원회가 암화화폐공개(ICO)를 사회적 해악이라고 헌법재판소에 의견을 전달하고 거래소 폐쇄를 위해 은행의 거래계좌를 폐쇄하고 신규계좌는 허용하지 않는다고 하니 할 말을 잃게 한다. 새로운 문명에 뒤지지 않도록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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