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사업 확장 중이지만…증권사·금투사로 이직多
“신규 신탁사 등장에 인력 유치전 더 심화할 것”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저축은행들이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업계 내 잦은 이직, 신규 신탁사 등장 등 요인으로 저축은행들이 기업대출 부문 인력 충원에 난항을 겪고 있다.
21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이미 다수의 저축은행들이 기업대출 부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전만해도 전체 대출 중 가계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60%, 기업대출이 40% 수준이었는데, 올해 영업 목표는 각각 50%"라고 전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저축은행들의 기업대출액은 34조7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말(29조590억원) 대비 17.2% 증가한 수치다. 2015년 말(21조10억원)에 비해서는 62.2%가 늘어난 규모다.
2017년부터 금융당국이 대출 총량규제를 시행하면서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5~7%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해 저신용자 대출 실행이 어려워져 저축은행들이 기업대출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대출 사업 확장을 위해 실무자 확대가 필수지만, 인력 확보가 순탄치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B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 영업은 담당 인력이 가지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 정도에 따라 실적이 좌우된다. 이 때문에 신규 직원보다는 기존에 맡던 사람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치열"하다면서 "이 때문에 최근 해당 영역 담당자들의 인건비가 많이 올라 인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관계자들은 인력난의 이유로 업계 내 빈번한 이직을 꼽았다. C 저축은행 관계자는 "개정은행법에 의해 대출한도가 금융기관별 자기자본의 20∼15% 수준으로 정해지다보니 대출한도 금액이 증권사가 더 클 수밖에 없다"며 "증권사는 계약직 형태로 채용하고 영업 실적에 따라 성과금을 받는 체계다. 금전적으로 최대 성과를 내기 위해서 증권사가 더욱 유리하기 때문에 해당 업권으로 이직이 잦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D 저축은행 인사팀 관계자는 "기업금융 관련 부서원 중 올해에만 벌써 4명이 타사로 이직했다. 아예 팀 전체가 이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대형 저축은행 인력들이 증권사나 금융투자사로 이직하면서, 대형 저축은행들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소형 저축은행 인력들을 끌어오는 악순환이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신탁사 예비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신영증권이 신탁사 설립을 위해 본격적으로 직원 채용에 나서자 인력 유출에 대한 걱정이 더 커졌다.
한 관계자는 "부동산 대출 등 업무 분야가 상당수 겹치는 신규 부동산 신탁사 3곳이 인력 영입에 나서면서 기업대출 분야 인력 유치전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저축은행 업계의 손해 위험이 크다. 조직 내 인사 문화에 대해 어떻게 차별점을 둘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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