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경쟁 칩셋기업·휴대폰 제조사에 불공정 행위”...미 연방법원 판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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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경쟁 칩셋기업·휴대폰 제조사에 불공정 행위”...미 연방법원 판결 나왔다

안경애 기자   naturean@
입력 2019-05-22 21:31

미 연방법원, FTC가 퀄컴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 판결
“과도한 로열티 부과하고 경쟁 칩셋기업 시장서 배제시켜”
공정위-퀄컴 간 법정공방에도 결정적 영향 미칠 전망


퀄컴이 휴대폰용 칩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 행위를 하고 과도한 로열티를 받았다는 미 연방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단말기 제조사들에 칩 판매와 별도로 로열티를 받아온 퀄컴의 사업모델에 제동을 거는 판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퀄컴과 벌이고 있는 반독점 소송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루시 고 미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판사는 21일 저녁(현지시간) 미 연방통신위원회(FTC)가 2017년 퀄컴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 대해 FTC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루시 고 판사는 "퀄컴의 라이선싱 관행은 수년간 CDMA와 LTE 모뎀칩 시장에서 경쟁을 저해하고, 경쟁 칩셋기업과 단말기 회사, 소비자들에 피해를 줬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휴대폰 제조사들과 모뎀칩 공급과 별도로 로열티를 받아온 기존 거래조건에 대해 전면 재협상을 하도록 명시했다. 또 특정 기업과 독점 공급거래를 맺을 수 없고 표준특허에 대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로열티를 받도록 했다. 판결 내용에 대해 충실히 이행하는 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앞으로 7년간 관련 자료를 FTC에 제출하도록 했다. 판결이 나오자 퀄컴 주가는 22일 주식시장 개장 전 12.5%까지 하락했다.

FTC의 퀄컴 상대 반독점 소송에 대한 미 연방법원의 판결문 원문



FTC는 2017년 퀄컴이 자사 무선통신 표준특허에 대해 라이선싱을 받지 않는 기업에는 무선통신 칩셋을 판매하지 않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휴대폰 기업들로부터 과도한 로열티를 받아 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퀄컴이 자사 무선통신 칩셋만 사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애플에 리베이트를 제공, 인텔·삼성전자·미디어텍 같은 경쟁기업들을 시장에서 배제하는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퀄컴이 경쟁 칩셋 기업들에는 표준특허 라이선싱을 거부함으로서 공정한 시장경쟁을 저해했다고도 공격했다.

이번 판결에 앞서 지난 1월 양측은 최종심리를 열고 3주간의 법적 공방을 벌였다. 1월 29일 최종변론을 벌인 후 판결 결과를 기다려왔다. 1월 재판에서는 애플의 최고운영책임자와 화웨이의 법률책임자가 FTC 측 증인으로 나서 퀄컴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FTC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이번 판결은 퀄컴이 우리 공정위와 벌이는 초대형 소송뿐 아니라 화웨이 등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들과 벌이는 법정공방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퀄컴이 수십년간 이동통신 시장에서 지켜온 지배력과 로열티 부과 관행에 변화를 예고하는 결정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공정위가 2016년 12월 퀄컴의 공정거래법 위반을 적발, 1조300억원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경쟁 칩셋기업에는 표준특허 라이선싱을 하지 않고, 칩셋 공급을 볼모로 휴대폰 업체로부터 과도한 로열티를 받았다는 판단이다. 퀄컴은 공정위 처분에 반발, 2017년 2월 서울고법에 소송을 제기해 올 연말께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루시 고 판사는 퀄컴이 자사 특허에 대해 과도하게 높은 로열티를 부과하고 경쟁기업을 시장에서 밀어내기 위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휴대폰 가격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부과함으로써 연 약 50억달러의 로열티를 벌어들이는 퀄컴의 수익모델에도 불공정 요소가 있다고 봤다.

이는 우리 공정위가 퀄컴에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한 판단과 같은 맥락이다. 퀄컴은 애플과도 비슷한 내용의 특허소송을 벌이다 한달전 애플로부터 로열티를 받는 것으로 화해를 했다. 화웨이와는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번 판결은 퀄컴·화웨이간 소송에도 즉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휴대폰 제조사들이 퀄컴에 지불하는 로열티 부담이 줄어들면 결국 휴대폰 가격인하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구매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미국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퀄컴 본사 전경 <출처:퀄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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