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요 부진에 빗나간 소주성… 무역분쟁 격화땐 2.2%선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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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요 부진에 빗나간 소주성… 무역분쟁 격화땐 2.2%선 후퇴

예진수 기자   jinye@
입력 2019-05-22 17:59

잠재성장률 밑도는 저성장 직면
금리인하 등 확장적 재정정책 펴야
GDP디플레이터 13년來 마이너스
경상성장률 2%대 하락 우려도





KDI, 성장률 2.4%로 하향조정
한국경제가 성장 동력을 살려내지 못한 채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구조적 저성장에 직면하고 있다. 2012년부터 8년째 연속 실질 국내 총생산(GDP)이 잠재 GDP에 못 미치는 상황이 빚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2일 '2019년 상반기 KDI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2.6∼2.7%)을 하회하는 2.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2.6%)보다 낮아진 것이다. 총수요 부진을 원인으로 꼽았다. KDI는 "투자 감소세가 지속되고 소비 증가세도 둔화되는 가운데 수출도 빠르게 위축되면서 전반적으로 총수요가 부진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정책의 부작용이 확산하면서 가계소득을 높여 총수요기반을 넓히겠다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화살이 빗나갔다"고 지적했다.

KDI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2.6∼2.7%)나 한국은행(2.5%), 국제통화기금(IMF,2.6%)보다 낮다. 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6%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외국 투자은행들도 전망치를 낮추는 추세다.

KDI는 미중 무역분쟁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는다면 성장률은 이번 전망치에 비해서도 0.1∼0.2%포인트 하향조정될 수 있다고 점쳤다. 이 경우 올해 성장률은 2.2∼2.3%로 밀리게 된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미·중 무역 마찰 속에 경기 감속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성장률이 이 같은 수준으로 추락한다면,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힘들었던 2012년(2.3%)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된다.



KDI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최근 국내 경기의 부진한 흐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기조로 다시 점근(漸近·점차 가까이 다가감)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의 경우에도 미국 경제의 장기 호황에 의존해 지난 2∼3년간 진행됐던 개선 추세가 종료되고 성장세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고 본 것이다. 외부 경제 요인에 좌우되도록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제언을 담고 있다. 잠재적 성장 기반의 저해 요소들인 낮은 생산성과 새로운 성장 동력의 지연 등의 문제를 해소하지 않을 경우, 저성장이 고착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소득주도성장의 악 영향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장기간 공전하는 국회 등 정치 비능률로 전반적인 국가 성장 동력이 후퇴하고 있다"며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금리 인하와 재정 확대 등 가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물가 상승 폭이 축소될 때 명목금리가 같으면 실질금리가 높아지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추가 경기 위축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통화정책 완화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2분기 성장률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그러한 환경이 조성된다면 금리 인하를 포함한 적극적인 대응을 하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금융시장 등에서도 경기 경착륙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통화당국의 정책 향방이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올해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이 13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해 경상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2%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규철 KDI 연구위원은 '최근 GDP 디플레이터 변동에 대한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대내외 수요 부진이 지속하고 유가는 높은 수준으로 상승한다고 전제한 결과 올해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은 -0.2%로 도출됐다. -0.1%를 기록한 2006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할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올해 경상성장률(GDP 성장률+GDP 디플레이터 상승률) 전망치는 2.2%로 계산된다. 이러한 경상성장률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0.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 일부 부처가 투자 감소를 단순한 구조전환의 문제로 해석하거나 청와대 등에서 "우리 경제가 탄탄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인식을 보인 것과 달리, 국책연구기관에서조차 "투자 위축을 중심으로 전반적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는 정반대 평가를 내린 것이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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