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현장] `매너`는 만국 공통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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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현장] `매너`는 만국 공통어다

성진희 기자   geenie623@
입력 2019-05-22 17:59

성진희 디지털뉴스부 대중문화팀장


성진희디지털뉴스부 대중문화팀장
매년 5월이면 프랑스 남부지방은 전 세계 영화인들이 집결하는 커다란 축제가 열린다. 바로 '칸 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다. 올해 72회째를 맞는 칸 영화제에 단연 아시아 영화시장의 최강자인 한국영화 두 편도 소개됐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PARASITE, 2019)'과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The Gangster, The Cop, The Evil, 2019)'이 각각 경쟁·비경쟁 부문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3대 대표 국제영화제 중 하나인 만큼, 수 많은 작품 속 스타들도 총출동한다. 그들은 현란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영화제를 빛내기 위해 행사의 '꽃'이라 불리는 레드카펫을 밟는다.
그런데, 영화배우나 관계자가 아닌, 불청객들이 이번 칸을 반갑게(?) 찾았다. 바로 이름 모를 대륙의 인플루언서들, 일명 '왕훙(온라인상의 유명인사를 뜻함. '왕뤄훙런'의 줄임말.)'들이 대거 참석해 논란을 빚었다. 칸 영화제가 순식간에 핫 한 홍보 창구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는 배우와 감독 등 영화 관계자 외에 미리 비용(중국 돈 10만 위안)을 지불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설 수 있다. 이들 뿐만 아니라, 브랜드 홍보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 모델을 내세워 주목받는 다국적 기업들도 있다. 영화제 운영은 대부분 스폰서 쉽으로 이뤄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72회 칸 국제영화제만큼은 주최 측의 과실이 컸다는 호소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길게 취해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던 중국의 단역 배우 Y 씨는 현장에 있던 취재진들의 야유로 칸 국제영화제 관계자들에 의해 강제로 쫓겨나는 모습이 포착되어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이러한 '왕훙'들은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끼친다. 중국시장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국내 패션·뷰티·면세사업자들도 이들을 초빙해 이벤트를 열만큼 경제효과가 손실대비 크다고 느끼고 있다는 현실이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과거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2011)때 기자도 실제 중국인에 의해 봉변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대륙의 여신으로 불리며 당대 최고의 주가를 올렸던 중국의 대표 여배우 '판빙빙'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는데, 개막식 레드카펫 현장 취재를 위해 기자석에 앉았던 기자 앞에 판빙빙의 중국 팬들이 몰래 난입해 무대 앞을 가릴 만큼 바닥에 털썩 주저 앉으며 저마다 준비한 개인 소유의 소형 카메라로 취재를 방해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중국어를 잘 몰라, 간단한 영어로 '비켜달라, 이 곳은 일반인이 들어와서는 안되는 구역이다'고 말하니 그 중 한 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무척 화난 표정을 지으며 기자 허벅지를 자신의 발로 차고 나가 버렸다. 다른 기자석에 있던 취재진들에게 방해가 될 까봐 끝날 때까지 꾹 참고 넘어간 그 기억, 그 아픔, 중국인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견을 갖게 된 아픈 기억으로 지금도 남았고, 가끔 매너 없는 중국인들을 마주칠 땐 어김없이 그 아련했던(?) 추억이 절로 생각날 정도다.

해외여행을 가면, 호텔을 정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중국인 많아요?'다. 대륙의 정서와 국내 정서가 아무리 다르다고 해도, '매너' 만큼은 만국 공통 예의다. 영화제로 시작해 중국인들의 비매너로 끝나기엔 너무나도 아쉬움이 많다. 예전 글을 쓸 때, 모 유명스타의 국제적 선행에서 비롯된 선입견에 대해 묻곤 했는데 제 스스로 특정 외국인에 대한 선입견이 생겨 났다.

미국과 중국의 끊임없는 무역전쟁도 환율이 하루 만에 변동 폭이 커질 만큼 두 나라 각각의 영향력이 막대하다. 하지만, 그런 중국을 우린 '강대국'이라고만 표현할까. 영화 '킹스맨'의 명대사인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가 있다. 즉, 사람은 혼자서는 절대 살 수 없는, 사회적인 동물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람의 '마음씨가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건 '매너가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칸과 같은 주요 국제 행사에 오성홍기가 그려진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주목 받는 무늬와 덩치만 큰 인플루언서가 아닌, 아름다운 내면을 가진 스폰서가 되길 대륙의 소수에게 간절히 바란다. 선입견은 지키지 않은 작은 것에서 시작되기 마련이니까.

성진희 기자 geenie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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