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5G 이어 감시장비까지… 美, 中간판기업 노골적 옥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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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5G 이어 감시장비까지… 美, 中간판기업 노골적 옥죄기

김광태 기자   ktkim@
입력 2019-05-23 13:49

美의회, 행정부에 견제강화 촉구
"미·중 갈등 지속된다" 전망 우세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중국이 자랑하는 산업별 간판기업들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중국 대표적 간판기업에 대한 미국 제재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현재 미국 행정부나 의회의 제재를 받거나 제재가 예고된 중국 기업들은 하나같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급성장한 '산업별 챔피언'들이다. 이들 기업은 중국 정부가 전략적 목적을 이루는 데 힘을 보태는 대가로 자금 조달, 정부사업 참여, 독과점 위상 유지 등 특혜를 누려왔다. 최근 미국 상무부로부터 제재를 받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대표적이다.
화웨이는 미래산업의 핵심인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5G(세대)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사업을 확장해왔다. 상무부는 미국 기업들의 핵심부품, 기술 지원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화웨이에 제재를 가했다.

중국 반도체 거물인 푸젠진화는 화웨이에 앞서 이미 작년에 제재대상이 됐다. 푸젠진화는 중국이 기술 굴기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되는 반도체를 자립 수준으로 강화할 핵심수단으로 지정한 뒤 지원하던 업체였다. 일부 전문가는 인공지능(AI), 고속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첨단산업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필수적인 역할을 들어 미중 무역전쟁이 결국 반도체 전쟁으로 귀결될 것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푸젠진화는 미국 상무부가 미국 기업들의 부품·기술 공급을 차단함에 따라 생산과 연구개발에 심각한 차질을 겪고 있다. 앞서 통신업계의 다른 거물인 ZTE(중싱통신)도 화웨이, 푸젠진화처럼 상무부의 수출제한 블랙리스트(entity list)에 올라 제재를 받았다.

다만 ZTE는 작년 미중 정상회담 후 미국에 10억 달러 벌금을 내고 10년간 미국의 감시를 받는다는 조건으로 폐업을 모면했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이 야심을 품고 있는 감시장비 산업에 대한 견제도 추진 중이다. 하이크비전, 다화, 메그비 등 CCTV를 비롯한 중국 감시장비 업계의 간판업체들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특히 하이크비전은 감시업계 챔피언으로서 안면인식과 같은 첨단기술을 도입해 자국민을 감시하는 데 앞장서왔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최근 중국산 드론이 미국의 정보를 빼돌려 중국 정부에 보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공식 경고를 내놓았다. 이는 미국 정부가 중국 드론업계 챔피언인 DJI를 조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DJI는 민간, 상업 드론의 세계 최대 제조업체로서 글로벌 상업용 드론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같은 일련의 조치 때문에 중국 내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궁극적 목적이 '중국 억제'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 의회에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중국에 대한 기술견제를 강화하라고 행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5G에 대한 제재에는 야당 반발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감시장비 제재는 의회가 초당적으로 요구한 사안이다. 최근 척 슈머 미국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중국중처(CRRC)가 맡은 뉴욕 지하철 설계안에 안보위협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중처는 중국 철도의 간판 국유기업으로서 이 분야에서 세계 1위로 명성이 높다.

중국 산업별 챔피언들은 중국이 10대 첨단제조업 육성과 자립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를 따라 광범위하게 포진해 있다.

접점이 없는 전장인 만큼 미국의 중국 간판기업 견제와 그로 인한 미중 갈등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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