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매’는 없다… 부모라도 자녀체벌 법으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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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는 없다… 부모라도 자녀체벌 법으로 금지

윤선영 기자   sunnyday72@
입력 2019-05-23 15:52

'친권자 징계권'서 체벌제외 추진
의료기관이 출생신고 의무화
미혼모 '보호출산제'도 도입


정부 '포용국가 아동정책' 발표


부모가 자녀에게 체벌을 가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민법 조항을 개정하기로 했다. 또 모든 아동이 태어난 즉시 정부에 등록돼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출생통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23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했다.

먼저 정부는 민법이 규정한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에서 체벌 규정을 제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민법 915조는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아동 체벌을 정당화하는 사유로 인용되고 아동복지법상 체벌 금지 조항과 상충하는 면이 있어 개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미 스웨덴 등 54개국은 아동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친권자 징계권을 명문화한 국가는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다. 그러나 일본도 최근 아동학대 문제가 사회 문제로 부상하며 아동학대방지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아울러 정부는 출생신고도 없이 유기되거나 학대·사망·방임되는 아동을 줄이기 위해 출생통보제도 도입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이 국가기관 등에 아동의 출생 사실을 통보하도록 가족관계등록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이 밖에 출산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 의료기관에서의 출산을 기피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임산부가 상담 등 엄격한 절차를 거쳐 신원을 감춘 채 출생등록을 할 수 있는 '보호(익명)출산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같은 아동정책을 발표한 데는 우리나라 아동들의 삶의 만족도가 낮다는 사실이 자리잡고 있다. 물질적으로는 과거보다 풍족해졌지만, 삶의 행복도는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2018년 아동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을 기준으로 한국아동의 삶의 만족도는 6.57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2013년) 조사인 6.10점보다는 소폭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스페인(8.1점), 스웨덴(7.7점), 미국(7.5점), 영국(7.5점)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평균 7.6점)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학대받거나 유기되는 아이들이 아직도 있다"며 "초등학교 취학 대상으로 아직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아이가 5명이나 되고, 최근 3년간 학대로 목숨을 잃은 아이는 104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한다.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라고도 말한다"며 "그런 말을 정책으로 옮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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