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모델 제동걸린 퀄컴… 美법원 "반독점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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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모델 제동걸린 퀄컴… 美법원 "반독점 위반"

안경애 기자   naturean@
입력 2019-05-23 17:58

공정위와 특허분쟁 영향줄 듯


세계 최대 통신용 칩 제조사 퀄컴이 미 연방법원의 반독점 위반 판결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단말기 제조업체에 칩 공급가와 별도로 특허 로열티를 받아온 사업모델에 제동이 걸리면서,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와 벌이고 있는 대규모 특허분쟁에도 직격탄을 맞게 될 전망이다. 퀄컴은 미 연방법원 판결 직후 항소 계획을 밝혔다.
2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루시 고 미 캘리포니아주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미 연방통신위원회(FTC)가 2017년 퀄컴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퀄컴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로열티를 받고 시장경쟁을 저해했다"면서 반독점 위반 판결을 내렸다.

루시 고 판사는 "퀄컴의 라이선싱 관행은 수년간 부호분할다중접속(CDMA)와 롱텀에볼루션(LTE) 모뎀칩 시장에서 경쟁을 저해하고, 경쟁 칩셋기업과 단말기 회사, 소비자들에 피해를 줬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 제조사들과 모뎀칩 공급과 별도로 로열티를 받아온 기존 거래조건에 대해 전면 재협상을 하도록 명시했다. FTC는 2017년 퀄컴이 자사 무선통신 필수표준특허에 대해 라이선싱을 받지 않는 기업에는 무선통신 칩셋을 판매하지 않는 전략을 펴면서 휴대폰 제조사로부터 과도한 로열티를 받아 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퀄컴이 자사 무선통신 칩셋만 사용하는 조건으로 애플에 리베이트를 제공, 인텔·삼성전자·미디어텍 등 경쟁사를 시장에서 배제하는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퀄컴이 경쟁 칩셋 기업들에는 필수표준특허 라이선싱을 거부한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이번 판결에서 루시 고 판사는 FTC의 대부분 주장을 받아들였다. 특히 칩이 아닌 휴대폰 가격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는 퀄컴의 수익모델에도 불공정 요소가 있다고 봤다.

그동안 칩 판매보다 로열티로 더 많은 수익을 거둬온 퀄컴은 사업모델을 바꿔야 하는 위기를 맞았다. 전문가들은 휴대폰 판매가의 5% 수준을 로열티로 받던 것에서 15~20달러에 달하는 칩 비용 기준으로 로열티를 받는 식으로 바뀔 가능성을 점친다. 퀄컴은 샌프란시스코의 제9 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판결은 국내에서 공정위와 퀄컴 간 1조원 대 소송, 중국 화웨이와 퀄컴 간 특허소송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여기에다 삼성·LG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과의 추가 로열티 협상에도 중요 판단근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 2016년 퀄컴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을 이유로 총 1조300억원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린바 있다

경쟁 칩셋기업에는 필수표준특허 라이선싱을 하지 않고, 칩셋을 공급하는 휴대전화 업체로부터 과도한 로열티를 받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퀄컴은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2017년 2월 서울고법에 행정소송을 제기해 이르면 올 연말쯤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공정위 처분 후 퀄컴과 로열티 재협상을 벌여온 LG전자도 이번 판결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퀄컴은 화웨이와도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다. 화웨이는 로열티 요구가 과다하다며 지난 2017년 퀄컴에 로열티 지급을 중단한 후 두 회사는 분쟁을 벌여왔다. 지난달 애플과도 비슷한 문제로 30조원 규모의 특허분쟁을 벌이다 5G 시장 진입이 급한 애플이 한발 물러서면서 퀄컴 칩을 공급받는 것을 조건으로 합의에 이른 바 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판결이 애플과 퀄컴 간 체결된 합의선언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고 있다.

공정위와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미 법원의 판결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작업에 돌입했다. 퀄컴은 23일 공정위를 찾아 판결과 관련한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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