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대통령, 이제라도 `노무현의 實用` 곱씹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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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文대통령, 이제라도 `노무현의 實用` 곱씹어봐야

   
입력 2019-05-23 17:58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주기를 맞아 '인간 노무현'에 대한 회고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많은 정치인들과 시민들이 참석해 노무현을 추모했다. 특별히 조시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추도식에 참석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 모든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며 "저와 노 전 대통령은 기념비적인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을 협상·체결했다"고 회고했다. 여권 정치인들이 '사람 사는 세상'이니 '반칙과 특권에 대한 도전'이니 하며 미사여구로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지만, 노 전 대통령을 평가할 때 부시 전 대통령의 이 말처럼 피부에 와 닿는 말은 없을 것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신념과 국익이 충돌할 때 국익을 택했다. 한미FTA는 물론 한미동맹의 결속을 위해 이라크파병을 결정할 때도 개인 노무현은 파병에 반대하지만 대통령 노무현은 결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격렬하게 반대하는 좌파 운동권 세력에 대해서는 "제주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해군력이 필요하다"며 강행했다. 경제·외교·안보에서의 이 같은 실용적 접근으로 인해 국익이 담보됐고 진보정권임에도 한미동맹은 굳건하게 유지됐다.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을 지낸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노무현 대통령의 그의 실용노선을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접했다. 그럼에도 실용적 감각과 여유가 보이지 않는다. 실패로 이미 판명이 난 소득주도성장정책을 버리지 못하고 있고 국가에너지수급의 파국적 상황이 예견되는 탈원전을 고집하고 있다. 경제정책에서는 노 전 대통령과 거꾸로 가면서도 대북관계에서는 노 전 대통령보다 더 '친북적' 정책을 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지지층의 반대도 무릅썼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층에 얽매어 진영논리에 빠져있다. 신념과 철학을 바꾸라는 얘기가 아니다. 비행 중 이상기류를 만나면 궤도를 바꿔야 하는 항공기처럼 잘못된 정책은 서둘러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이제라도 노 전 대통령의 실용정신을 곱씹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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