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00兆 부동자금, 투자 불안 만든 정책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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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000兆 부동자금, 투자 불안 만든 정책탓이다

   
입력 2019-05-26 18:01
시중 부동자금이 10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 4개월 사이 40조원 이상 늘어났다.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도는 돈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부동자금 규모가 지난 3월 현재 982조1265억원에 달했다. 작년 11월 이래 44조6776억원 증가한 것이다. 이런 추세는 3월 이후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MMF 잔액은 지난 22일 현재 3월말 보다 1조원 이상 늘어 20조6709억원에 달했다. CMA 잔액도 같은 기간 1조5000억 가량 늘어 51조1222억을 기록했다.


시중 부동자금이 늘어나는 것은 일차적으로 전반적 저금리 기조 때문이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탓이 크다. 다시 말해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익과 가계소득 증가도 부동자금을 늘리는 원인이 되지만, 지금은 그 때문이 아니다. 경기가 좋으면 부동자금은 이내 투자처를 찾게 되지만, 지금은 투자 경로가 막혀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 상반기에 설비투자가 -10.1%, 건설투자가 -5.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에 따라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2.1%에 그칠 것으로 봤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3월까지 12개월 연속,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번 주 발표될 4월 지표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금이 잠기지 않고 활발하게 돌아야 투자, 생산, 고용, 소비가 느는 선순환 경제가 된다. 부동자금이 투자처를 찾아 투자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그런데 정부는 거꾸로 하고 있다. 기업활동을 옥죄는 각종 규제로 인해 기업들은 운신의 폭이 확 줄어들었다. 대기업일수록 더 그렇다. 그러니 작년에만 470억 달러가 해외투자로 빠져나갔고 3000개나 넘는 기업이 해외로 이전했지 않은가. 투자 불안을 씻어줄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부동자금은 더 늘 것이고 우리경제 활력은 갈수록 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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