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과학적"vs "합의 도출할것"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도록 권고한 세계보건기구(WHO) 결정에 따라,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합의점을 도출하려는 보건복지부와 질병 분류를 원천 반대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간에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체부는 보건당국 주도의 민관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화 하면서 향후 논의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27일 문체부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WHO 결정이 과학적 검증 없이 내려진 것으로, 향후 WHO에 추가로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 26일 관련 부처와 시민사회단체·학부모단체·게임업계·보건의료 전문그룹·법조계 등이 모두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6월 중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문체부는 게임중독의 질병 분류를 공식화한 복지부 협의체에는 반대하지만, 국무조정실 등이 주관하는 협의체에는 참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문체부의 의중을 살피는 한편, 향후 민관협의체 참석을 요청하는 협조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복지부 측은 "당장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자는 게 아니다"면서 "2022년 정식 발효될 때까지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문체부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논의 자체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두 부처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정책 수립에 난항이 예상된다.
WHO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총회에서 게임중독에 질병코드를 부여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ICD-11은 오는 2022년부터 발효된다. WHO 회원국인 우리나라도 예외적인 경우가 아닐 경우, WHO의 질병분류를 따라야 한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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