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파행 문대통령·여당 책임
민생 대안 경제대전환委 출범
입법·예산과제 세워 실천할것"
27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열린 제71주년 개원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문희상 국회의장 기념사를 듣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연합뉴스
민생투쟁 대장정 마무리 기자회견
민생투쟁 대장정을 끝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가 '국회 정상화'보다 '대여 공세 강화'에 더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27일 한국당사에서 19일 간의 민생투쟁 대장정 마무리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와 민생의 총체적 난국, 지표를 뛰어넘는 최악의 현실, 이것이 지난 3주 동안 확인한 민생현장의 현주소였다"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 어떻게든 바꿔야 한다. 이것이 제가 확인하고 또 확인한 국민들의 민심이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민생 살리기의 필수요건으로 국회 정상화를 꼽기는 했으나 더불어민주다의 선거제도 개혁안·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철회와 사과 없이는 국회 복귀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황 대표는 "민생을 챙기기 위해 국회가 정상화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제했으나 "(국회 파행은)누구 책임이냐, 결국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책임이다. 한국당을 국회에 못 들어가게 만든 거 아니냐"고 여당에 책임을 돌렸다. 황 대표는 이어 "잘못된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사과한다면 국회에 들어가서 가열 차게 민생을 챙기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또 "문재인 대통령은 저와 1대 1 로 만나 제가 직접 겪은 민생현장의 절박한 현실을 들어주길 바란다"면서 "제1야당 대표와 대통령이 머리를 맞댄다면 그 모습만으로도 국민들의 불안이 크게 덜어질 것"이라며 단독 영수회담을 고집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미 한국당의 패스트트랙 철회와 사과 요구를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국회 정상화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지난 22일 가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 철회와 사과는 없다는 입장을 정하고 대야 강경 대응 기조로 돌아섰다. 청와대 역시 여야 5당 영수회담이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황 대표는 "(민주당이) 불법으로 국회와 국정운영을 하는 부분은 그냥 묻고 넘어갈 수 없다. 고쳐내야 한다"면서 "잘못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상황이) 끝났으니 들어오라 한다고 들어갈 수 없다. 잘못된 것을 고쳐야 국회를 정상화 할 수 있다"고 패스트트랙 철회와 사과가 먼저라는 자신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황 대표는 또 "여권이 국정을 잘 운영하고, 경제를 살리고, 민생 되돌릴 길을 찾는다는 진정성이 있다고 하면 제1야당 대표와 못 만날 이유가 없다"면서 단독 영수회담 제안을 거둬들일 의사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황 대표가 패스트트랙을 명분으로 삼기는 했으나 결국 민생보다 당의 입장을 우선시하는 선택을 한 셈이다. 대신 황 대표는 한국당만의 민생 대안을 만들 '2020 경제대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장외에서도 민생을 챙기겠다는 뜻이다. 이달 말까지 당 대표 직속으로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를 출범해 새로운 경제 비전을 수립하고 각 분야별 입법·예산 과제를 세워 실천하겠다는 게 황 대표의 설명이다. 황 대표는 "활기찬 시장경제, 공정한 시장경제, 따뜻한 시장경제가, 한국당이 추구하는 새로운 시장경제의 세 축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경제정책 대전환만 결단하면, 한국당이 앞장서서 돕겠다"고 했다.
민주당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바로 논평을 내고 "황 대표의 장외투쟁은 국민의 어려움과는 상관없는 갈등과 분열, 막말의 정치 행보였다"고 평가절하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이어 "황 대표가 그토록 가슴 아파한 민생해결을 위한 추경안은 32일째 시정연설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고, 소방관 국가직화, 탄력근로제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법 개정안, 유치원 3법 등 민생개혁법안도 한국당에 가로막혀 있다"면서 "투쟁의 성과를 자랑하기 전에 민생을 내팽개친 제 1야당의 무책임에 대해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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