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진출… 20여년간 영업활동 노하우 축적
2012년 8월 인도본부 설립 현지기업 영업 확대
외환거래·파생상품 서비스로 수익 다변화 노려
뭄바이(인도)=황병서기자
금융한류 현장을 가다 ③ 신한은행 인도 본부·뭄바이지점
"'뛰기 시작한 코끼리' 등에 올라타라."
인도는 세계 2위 인구 대국(13억5000만명)이자, 세계 6위 경제 규모(GDP 2조6000억달러)이다. 인도 인구 수는 2024년 중국을 제치고, 국내총생산(GDP)는 올해 세계 5위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소비시장 규모는 2020년까지 1조 달러, 2025년에는 중산층 인구가 4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타임스가 이 황금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에서 땀을 흘리는 우리 금융사를 찾았다.
지난 13일 인도 뭄바이 서남쪽 중심지에 위치한 페닌슐라(Peninsula) 빌딩 1층 신한은행 뭄바이 영업점. 바깥 기온은 섭씨 35도를 넘나 들었지만, 영업점에는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이 고객을 맞았다. 영업장 입구는 인도 전통 문양과 신한은행을 대표하는 짙은 파랑색이 어루러져 고풍스러웠다. 그렇게 들어간 지점 천장에는 'Think Global! Act Local!(생각은 글로벌하게 하되, 지역의 장인정신은 유지한다!)'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 같은 기조 아래 7곳 영업 창구마다 직원들이 고객들과 상담을 하거나, 현지 업무를 처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고객도 모두가 현지인이어서, 우리나라 은행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같은 빌딩 7층에 자리한 신한은행 인도 본부의 열기도 마찬가지다. 신한은행 인도 본부는 지난 2012년 8월 설립되어 인도에 진출한 지점 6곳(뭄바이 지점·뉴델리 지점·칸치푸람 지점·푸네지점·랑가레디지점·아메다바드지점)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2016년 본부 안에 세워진 글로벌 트레이딩 센터 구역 안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글로벌 트레이딩 센터 역할이 외환 트레이딩 거래나 선물환 및 스와프 거래 등 시간을 다투는 일이다보니, 현지 직원들은 사무실에 내걸린 언론사 뉴스를 실시간으로 살피거나, 각자의 모니터를 통해 각 국의 환율 거래를 수시로 체크하고 있었다.
국내 은행 중 인도 진출의 산 역사나 다름 없는 '신한은행 인도 본부'와 '신한은행 뭄바이 지점'의 모습이다. 옛 조흥은행 시절인 1996년 5월 국내은행 최초로 인도 시장에 들어와, 약 10년 뒤인 2006년 신한은행이 조흥은행과 합병하면서 시장에 시동을 다시 건 상태이다.
인도시장에서 신한은행의 성과는 눈에 띈다. 국내 은행 중에선 가장 빠르게 뭄바이에 진출한 이후, 20여 년간 영업활동을 벌여오며 쌓아온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신한은행도 처음에는 인도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이 대부분이었다. 현지 영업에 적극 나서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다. 당시는 국내 은행들의 인도 진출이 가시화되던 때였다. 신한은행은 인도 진출 국내 기업들을 두고 국내 은행들끼리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만들어질 경우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권오형 신한은행 인도본부 본부장은 "횟수로 따지면 24년 가까이 진출한 상황"이라면서 "과거 약 25년 중에 15년은 되돌아보면 현지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에 대한 지원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최근 10년은 글로벌에 진출해서 은행이 어디로 갈지 고민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2012년 8월 뭄바이에 인도본부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현지화 작업에 나섰다. 현지 기업금융전담역(Relationship Manager·RM)을 확대하고, 국내 기업 주변의 현지 기업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확대해 나갔다. 그 결과, 2018년 12월 기준 대출금은 8억8000만달러로 2016년보다 2억8000만달러(147%) 증가했다. 예수금은 8억4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1억달러(114%) 증가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017년 이후 현지 리테일 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해 수익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은 2016년 12월 국내 기업이 없는 랑가레디와 아메바레드 지역에 지점을 신설하고 현지 기업을 상대로 한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수익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2016년 국내 금융사 가운데 최초로 글로벌 트레이딩 센터를 오픈해 외환거래 및 파생상품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예대마진에만 의존해서는 현지에서 뿌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또 2018년부터 현지 기업을 넘어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리테일 영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모바일앱을 이용한 디지털뱅킹과 24시간 이체 시스템 등 상품 개발에 주력해 왔다.
권 본부장은 "인도가 워낙 크다보니 지역을 총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와 금융상품 결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현지 리테일 영업에서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모든 결정권한을 신한은행 인도본부에 준 상태이다. 권 본부장은 "진출 초기만 하더라도 의사결정과정이 인도와 한국에서 이뤄져야 하는 시스템이다보니 영업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내부적인 토론과 고민 끝에 3년 전부터 여신에 대한 결정 권한을 현지 본부에 준 상태"라고 서명했다. 이어 그는 "기업대출 같은 경우 큰 부분이라 한계가 있지만, 리테일 쪽은 현지에 결정 권한이 있어, 신속하게 시장 경쟁자들과 대응하고, 영업하는 사람들에게 지원과 즉각적인 반응을 줄 수 있어 진일보한 접근방법"이라고 말했다.
뭄바이(인도)=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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