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强 대 强 대치에 신뢰훼손
기업경쟁력·지역경제도 직격탄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작년 임금과 단체협약을 놓고 '강 대 강'으로 맞서며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현대중공업 노사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앞두고 좀처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결국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내들며 투쟁 수위를 높이자 참다못한 사측은 '법적 대응', '가동중단(셧다운)'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연례행사처럼 반복하는 파업에 노사 간 신뢰 훼손은 물론, 기업 경쟁력과 지역 경제에도 치명타가 되고 있다.
◇'찬반투표 부결' 사측만 탓하는 르노삼성 노조 = 르노삼성 노조는 27일 대의원 34명을 지정해 주간 조와 야간 조 근무에서 모두 빠지도록 하는 지명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파업은 지난 21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2018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51.8%의 반대로 부결시킨 이후 처음으로 진행됐다. 이를 두고 찬반투표 부결의 원인을 사측으로 떠넘기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르노삼성 노조의 찬반투표 부결은 영업지부가 그동안 협상 과정에서 소외됐던 불만 등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진 것이 컸다. 이를 두고 안팎에선 '노노 갈등'을 빚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르노삼성 사측뿐만 아니라, 사측과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노조 집행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다.
◇'인수합병 반대' 귀 닫고 수위 높이는 현대중공업 노조 = 같은 날 오전 9시부터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 물적분할(법인분할)에 반대하며 7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지난 16일 올해 첫 부분파업을 벌인 노조는 하루 4시간 부분파업을 유지했으나 이날 파업 시간을 늘려 투쟁 수위를 높였다.
파업 시간은 법인분할 주주총회가 열리는 날까지 지속해서 늘어난다.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은 전면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물적분할 이후 자산은 중간지주회사에, 부채는 신설 현대중공업에 몰려 구조조정 위험, 근로관계 악화, 노조 활동 위축 우려 등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사측은 고용 안정과 단체협약 승계를 약속하며 노조가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파업에 금가는 노사 신뢰…강대강 대치 = 르노삼성은 노조 파업에 대응하기 위한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애초 예고했던 대로 지난 24일에 이어 오는 31일에도 프리미엄 휴가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프리미엄 휴가는 법정 휴가 외에 부여하는 복지 휴가로 사측이 필요에 따라 실시하는 일종의 단체 휴가다.
하지만 르노삼성 노사의 현 상황을 고려하면 '복지'라기보다는 일종의 '경고'의 의미가 더 크다.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데 따른 공장 가동률 조절의 차원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아예 '법적 대응' 방침을 내세웠다. 노조의 파업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치지 않은 불법으로 판단한 것이다. 파업은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청신청을 낸 이후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야 합법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투표는 조정중지 이전에도 할 수 있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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