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근무중 私的 원한 사망 업무상 재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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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근무중 私的 원한 사망 업무상 재해 아니다"

윤선영 기자   sunnyday72@
입력 2019-05-27 18:00

버스기사 친구에 휘발유 붓고 방화
법원 '유족급여 청구' 기각 판결


운전대를 잡고 근무 중인 버스 기사가 친구와 말다툼을 벌였다. 화가 난 친구가 돌연 기사에게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였다.


버스 기사는 긴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숨지고 말았다.
이 버스 기사는 업무상 재해일까? 아닐까?

법률 시험에나 나올 법한 가상의 사건이 아니다. 실제 현실에서 벌어졌고, 재판부가 판결을 내렸다.

결론은 "업무상 재해가 아니다"였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장낙원 부장판사)는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청구 소송에서 유족의 청구를 기각했다.

버스 운전기사로 일한 A씨는 2017년 3월 종착역에 다 와 버스에 타고 있던 지인 B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화가 난 B씨가 운전대를 잡고 있던 A씨에게 휘발유를 쏟아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A씨는 전체 피부 80%에 화상을 입었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합병증으로 결국 사망했다.


B씨는 현존자동차방화치사죄로 징역 25년형을 확정 받았다.

문제는 업무상 재해 여부다. A씨의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를 청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B씨가 저지른 범행은 버스 운전 업무 자체에 내재해 있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해 발생한 것"이라고 유족은 주장했다. 특히 "운전석에 탈출구나 보호벽이 완전히 마련돼 있지 않은 결함도 사망의 원인이 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망인의 사망은 망인과 가해자 사이의 사적인 원한 관계에 기인한 것"이라며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운전사와 승객을 완전히 격리하는 시설이 설치돼 있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겠지만, 사업주에게 B씨의 계획 범행을 예견해 보호 시설을 갖추라고 요구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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