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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칼럼] 반신불수 문재인 정부

이규화 기자   david@
입력 2019-06-04 17:57

이규화 논설실장


이코노미스트가 지난주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일자리 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대서특필했다. 미국 일본 유럽을 위시한 선진국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일자리 밀물'이 들이닥치고 있다는 것이다. 달나라 얘기같다. 국내 '일자리 사막화'의 변명거리 중 하나가 글로벌 경제가 어려워 우리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인데, 이코노미스트가 보기 좋게 "아닌데!" 한 것이다. 그럼에도 지난 3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내외 경제성장이 감속하고 있는 데다, 세계경제와 교역도 위축되고 있다. 신기술은 일자리를 늘리기보다 줄이기 쉽다"고 했다. 지금 선진국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자리 붐은 정부 정책조합과 기술혁신 및 기업가정신이 합작해 경제의 새싹을 돋게 해서 유발되는 것들이다. 이코노미스트도 그 점을 주목했다.


얼마 전 한 포럼에서 '일자리 전도사'로 고명한 박병원 경총 명예회장은 "나는 일자리 외에는 아무것도 관심 없어요. 일자리를 늘려서 삶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 외에 중요한 게 무에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솔직 담박한 언변으로 유명한 그가 작심하고 톤을 높였다. '일자리 갖고 장난치지 말라'고도 했다. 일자리를 빼놓고 제 아무리 고담준론을 늘어놓아봤자 헛소리란 얘기다. 지난 주말 홍남기 부총리는 한 방송사 대담에서 한국경제가 위기라는 지적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전혀 동의할 수 없는 사람은 국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우리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한 데에 대련(對聯)을 단 시구가 아닌지 한다.
이낙연 총리의 엊그제 발언은 한술 더 뜬다. 그는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 시상식에서 "일자리가 최상의 복지"라고 했다. 틀렸다. 일자리는 복지가 아니라 '생계'다. 식음을 가능케 해주는 생명줄이다. 일자리를 '한가한' 복지로 접근하는 인식에서 어떻게 혈세가 들어가는 일자리 정책으로 온전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까 하는 투철한 고민을 바랄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왜 현실에 눈감고 듣는 이의 막장이 무너지는 소리를 하는 걸까. 답은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그 말을 지지해줄 국민의 절반 정도 40~50%의 지지층을 향해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요즘 집권세력의 관심은 온통 내년 총선에 쏠려있다. 자신들을 믿고 지지해주는 절반의 '반신'(半信) 국민들만 결속하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을 하는 것 같다. 반면 절반의 수용 불가 '불수'(不受 ) 국민이 아무리 목청을 높여도 들은 척도 안한다. '반신불수'(半信不受 ) 정부다.

이 정부 반신의 중심에 민노총으로 대표되는 귀족노조가 있다. 그들의 불법 앞에 공권력은 물에 젖은 휴지조각이다. 법외노조면서도 위세가 여전히 대단한 전교조도 반신의 대표주자다. 또 이들이 '육성한' 30대·40대의 비교적 안정적 직장을 가져 걱정거리가 별로 없는 화이트칼라층이 그들의 반신 우군이다. 이들은 육아 및 아동수당을 매월 수십 만원 씩 챙기고 있는 이 정부 최대 수혜층 중 하나다. 또 빼놓을 수 없는 반신은 환경교조주의에 매몰된 좌파 환경단체와 그 추종자들이다. 탈원전과 4대강 보 해체의 전위대 역할을 하는 이들은 탈레반 저리가라 할 정도로 옹고집이고 타협 불가다.


이들의 건너편에는 불수의 국민들이 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주주 및 경영인들이 맨 앞줄에 있다. 이들은 집권세력에 의해 불평등, 불공정의 근원으로 지목되며 적폐청산의 대상이 된다. 그 다음은 자기 집을 가진 계층이다. 집권세력은 그들 대다수가 부동산 투기라는 부당한 방법으로 집을 산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세금 왕창 물리는 것쯤은 눈도 꿈쩍 안 한다. 상위 40% 이상 고소득자들도 불수 국민이다. 심정같아서는 소득세율을 더 올리고 싶다. 실제로 내년 총선 이후 소득세 최고구간 세율은 올릴 가능성이 높다.

반신불수가 진짜 반신불수(半身不隨)가 되는 날이 이 나라가 망하는 날이 될 것이다. 편가르기 식 정책의 실패는 절반의 실패에 그치지 않고 100%의 실패가 된다. '불수'의 국민들은 물론 '반신'의 국민들도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난세에 오직 해법이 있다면 반신의 국민들이 깨어나는 것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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