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계 기업 46곳 설문조사
미중 무역전이 극에 달하면 우리 기업 40%가 돈을 벌어 빌린 돈의 이자도 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이미 우리 기업의 100곳 중 93.4곳은 미중 무역전쟁의 악영향을 체감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김창준미래한미재단과 공동으로 '미국 전 하원의원단 초청 한미 통상 및 안보 현안 좌담회'를 개최하고, 관련 자료로 미국 관계 주요기업 46개사를 대상으로 한 긴급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우리 기업 100곳 중 93.4곳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경제가 부정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으로 57.8%가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35.6%는 '약간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또 기업 중 67.4%는 '미중 무역전쟁이 미국 대선 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도널드 트럼프 재선 여부와 관계없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란 응답비율도 26.1%에 달했다. 반면 올해 안에 미국협상이 완료될 것으로 내다본 기업은 6.5%에 그쳤다. 특히 기업들은 '중간재 중심 대중 수출 악화'(58.2%)를 가장 우려스러운 점으로 선택했다. 기업들은 이에 대응해 '수출시장 다변화'(59.7%)를 중심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정부에는 '신산업 육성 정책'(44.6%)과 '수출 타격분야 중심 전방위적 지원'(23.9%)을 주문했다.
좌담회에서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은 "미중 무역전쟁의 배경이 중국의 과도한 대미 무역 흑자에서 시작해 기술 패권 경쟁으로 가고 있다"며 "이달 말 G20(주요 20개국) 서밋에서 양국 쟁점사항이 일부 논의가 될 가능성도 있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 세션에서는 주제발표를 맡은 안호영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이 하노이 회담 이전과 당시, 이후로 나눠 비핵화 협상 상황을 설명했다.
안 총장은 하노이 이전에는 평창올림픽과 싱가포르 회담의 진전을 기초로 비핵화 로드맵 마련이 진행되는 듯싶었지만, 하노이에서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이제는 실무자 간 논의를 통한 상향식 의사결정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완성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마조리 마골리스 전 의원이 사회를 맡은 토론에서 김우상 연세대 교수는 두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협상 당사자들이 공감하는 비핵화에 대한 공통의 정의를 끌어내지 못한 것이 협상 결과에 치명적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경제와 안보 모든 면에서 많은 지성의 혜안은 물론, 이럴 때일수록 굳건한 한미 동맹이 필요하다"며 "한미 동맹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79달러의 작은 나라가 오늘날 3만 달러 국가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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