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북한이 자신의 합리적 안보 우려와 경제 발전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2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방문 중인 시 주석은 "북한과 관련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지역의 장기 안정을 위해 중국이 적극적이고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에 대한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조선(북한)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유관국이 조선 측과 마주 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한)반도 문제가 해결돼 성과가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유관국'은 미국을 지칭한 것으로, 지난 2월 말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비핵화 개념과 대상, 방식 등에 대한 시각차로 결렬됐지만,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고자 하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또 "중국과 계속 소통하고 협력해서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 진전을 거두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양국 정상은 이번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비핵화 협상에서 협력을 보다 강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시 주석은 방북을 하루 앞둔 19일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중국 측은 조선 동지들과 함께 손잡고 노력하여 지역의 항구적인 안정을 실현하기 위한 원대한 계획을 함께 작성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관련 로드맵을 북한과 논의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 논의한 비핵화, 제재완화 등과 관련한 내용을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교착상태에 있는 미북 관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할 수도 있다.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은 14년 만에 이뤄진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북으로,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와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이날 정오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온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의 영접을 받았다. 시 주석은 공항 환영식 후 금수산 기념공원 광장으로 이동, 또 한번 환영행사를 치렀다.김광태기자 ktkim@dt.co.kr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서 환영 인파를 향해 인사 하고 있다. CCTV 화면 캡처/연합뉴스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CCTV 화면 캡처/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