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늦은 스펙 해명 비판만 키워
황 대표 향후 대응 관심 집중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아들 스펙 관련 논란이 갈수록 커지면서 황 대표 개인의 '위기관리 능력'도 시험대에 오르는 모습이다. 여야 4당으로부터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황 대표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집중된다.
황 대표는 최근 자신이 밝힌 아들의 학점과 토익점수가 논란이 되자 정정하며 해명에 나섰다. 황 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학년 때 점수가 좋지 않았던 아들은 그 후 학점 3.29, 토익 925점으로 취업하게 됐다"며 "비록 현재 점수·스펙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남들이 하지 않는 일들을 시도해보면서 얼마든지 자신의 길을 찾고 꿈 또한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일 황 대표가 숙명여대에서 진행한 신입생 대상의 특강에서 '어떤 청년'을 언급하면서 "3점도 안되는 학점에 영어도 토익 800점 정도로 다른 스펙 없이 졸업했다"고 말했는데, 알고보니 황 대표 아들의 사례로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황 대표의 아들은 연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해 KT에 입사했는데, 이미 지난 3월 KT의 노조는 황 대표 아들의 취업특혜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다. 이런상황에서 황 대표가 아들의 스펙을 직접 언급하자 '해당 스펙으로는 서류조차 통과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논란이 재점화 됐다. 서둘러 '실제로는 학점3.29, 토익 925점'이라는 해명을 한 배경이다.
하지만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2일 "황대표는 대학생을 상대로 강연을 한다고 했으나 결국 'KT 취업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아들을 공개적으로 비호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대학생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아들 취업과 관련한 얘기를 꺼냈다는 사실 자체가 분명한 정치적 의도로 읽힌다는 것을 황 대표는 모를 리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같은 날 "황교안 아들인 자체가 스펙이 되는 세상에 청년들을 기만하기로 한 모양"이라며 "강의를 할 게 아니고 아들의 특혜 의혹부터 밝히는 게 먼저"라고 했다.이에 황 대표 개인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대표는 총리시절 국정운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른적이 있고, 한국당의 대표가 된 이후에는 장외투쟁을 주도하는 동시에 절제된 발언을 이어가면서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본인과 주변 관련 위기 관리 능력에 대해서는 아직 본격적인 공방을 벌인적이 없다.
자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총리로, 정치신인으로 황교안 대표가 아니라 잠재적 대권주자이자 보수야당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됐다는 방증"이라며 "비판적인 여론이 이전보다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공격 당할 빌미를 주지 않으면서도 극복해 나가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황 대표는 한 때 당 소속 의원들의 막말에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매일 자신의 발언을 수습하는데 급급한 상황이다. 황 대표는 지난 19일에도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해온 바가 없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 수준을 유지해줘야 한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임재섭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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