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옥 "하강국면 당분간 지속
유가상승이 부정적 영향 미칠것"
김경수 "생산성 추락 가장 문제
수출 경고음 점점 커질 가능성"
구정모 "하반기 리스크는 무역戰
향후 1년 간 중요한 고비될 것"
기로에 선 한국경제. 경제원로 3인 특별좌담회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인사들이 우리 경제가 2011년 이후 'L'자형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며 앞으로 경제정책을 전환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지거나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조장옥 서강대 명예교수와 구정모 대만CTBC 비즈니스 스쿨 석좌교수,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한국경제연구원이 24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기로에 선 한국경제, 전 한국경제학회장들에게 묻는다' 주제의 특별좌담회에서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진단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경수 교수는 "글로벌 경제가 대침체에 빠졌던 2011년부터 한국경제는 2~3%대로 성장률이 둔화되고 총요소 생산성 증가율도 급격히 하락했는데 최근 이 추세가 최근 더 강화되고 있다"며 "생산성을 높이지 않는다면 저성장 추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구정모 교수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와 정치적 실험 및 역량부족이 현재의 역성장의 원인"이라며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장옥 교수는 "경제 하향화 추세는 적어도 당분간 막을 수 없다"며 "정책의 대전환이 있을 경우, 내년 후반기나 돼야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그러면서 정책 대전환은 소득주도성장의 폐기, 시장 중심의 성장정책으로 회귀를 의미한다고 했다.
다음은 주제별 교수들의 주요 발언;
- 최근 한국경제의 주요 지표들이 악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하반기 경제를 전망하면.
조 "하강국면이 앞으로 지속될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전쟁과 미·이란 갈등에 따른 유가상승이 한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비관적인 것은 정부 정책 실패다. 현 정부 들어 성공적 정책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최저임금 인상과 법인세 인상으로 우리 경제의 주름살이 더 깊어졌다. 내년에도 이대로 가면 우리 경제는 더 나빠진다. 정부가 심기일전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아 비관적이다."
구 "우리 경제는 2010년부터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면서 L자형 장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 등 구조적 문제도 겹쳐 있고, 수출산업도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인 상태다. 넛크랙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문제는 정부가 (해법보다는) 정책실험에만 전념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책역량 부족이 경제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
김 "한국경제는 2011년부터 연평균 성장률이 2~3%에서 움직이고 있다. 2015년 이후 2017년을 제외하고 성장률은 2%대 수준에 머물렀다. 성장률이 계속 하락했다는 뜻이다. 가장 큰 요인은 민간소비와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1%대로 떨어진 것이다. 성장률 2~3%는 그렇게 나쁜 수치는 아니다. 문제는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데 있다. 최근 서비스업보다 제조업의 수출 비중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 수출이 부족해 성장률이 떨어졌다고 할지 모르지만 근본적 원인은 생산성, 그 중에서도 총생산성이 줄어든 것이다."
- 하반기 경제 리스크는.
김 "미중 무역갈등에 피해를 보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제일 중요한 곳은 중국이다. 중국 수출이 GDP 대비 10%를 차지한다. 여전히 중간재 수출이 절대적(2018년 69%, 2017년 80%)이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경기가 나빠지면 중국 완제품 수입이 끊기면서 애플 등 주요 다국적 기업의 재편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나라 수출도 위험에 처할 것이다."
구 "미중 무역분쟁이 가장 큰 리스크다. 그러나 미 대선 전 타결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때까지 각국은 자국 우선 주위로 갈 것이다. 중국이 지지세력 결집을 내세울 때 제2의 사드 보복이 있을 수 있다. 미국은 관세보복으로 우리 경제에 타격 입힐 수 있다. 이 와중에 중국 경제침체가 지속되면 수출 국가인 우리는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다. 앞으로 1년이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다."
조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법인세 인상 등 기업 불확실성 계속 높이고 있다. 부동산 정책, 이렇게까지 야만적인 정책이 어딨나. 대기업 제조업의 탈한국도 일어날 것이다. 제조 공장 해외로 빠져나가는 걸 뼈 아프게 봐야 하는데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대외적 리스크는 대응법이 많지 않다. 대내적 대응법은 많은데 지금껏 하지 않는 것은 자해와 마찬가지다. 분배를 추구하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경제를 망치면 안된다."
김승룡·성승제기자 s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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