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한국경제
우리 경제학 석학들은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금리인하 정책에 대해서 '나쁜 정책'이라고 판결했다.
구정모 대만CTBC 비즈니스 스쿨 석좌교수는 "정책실패를 감추기 위한 추경 편성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안된다"며 "성장잠재력 확충은 물론 경기부양 효과도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만간 구성될 새 경제팀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드러냈다.
조 교수는 "만약 이번에도 경제살리기에 실패하면 비슷한 인사를 기용한 문 대통령의 책임론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비상한 각오를 주문했다.
기준금리 정책에 대해 석학들은 한국은행이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비(非)생산성에 놀랐다"고 지적했고 구 석좌교수는 "통화당국이 정부 눈치만보다 늦장 대응한 것 아니냐 싶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각 교수들의 발언이다.
- 조장옥 서강대 명예교수 "경기가 불황을 겪고 있고 경제의 경직성을 한층 높여 놓으면 아무리 재정정책(추경)을 시행해봐야 효과가 없다. 또 누구든 세금을 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세금을 내는 노동자는 절반도 안된다. 그런 면에서 추경이란 것이 나쁜 정책수단으로 본다. 기본적으로 한국은행의 독립성에 대해선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은이 독립성을 유지하느냐.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내리막으로 가고 있는데 한은은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렸고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에 고작 2%포인트 내렸다. 당시 한은은 기준금리 2%를 심리지지선이라고 판단 한 것 같다. 자기들 편의대로 금리 심리지지선을 정하는 버릇이 있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통화정책은 완화해야 한다. 한은이 시장에 신뢰를 줘야 한다. 그런 면에서 (하반기 통화정책을) 잘 판단하길 바란다.
- 구정모 대만CTBC 비즈니스 스쿨 석좌교수 "추경 6조7000억원을 편성한다고 해도 성장잠재력 확충은 물론 경기부양에 극히 제한적이다. 언발에 오줌누기다. 지금 경기 흐름은 저성장기조로 '어려운' 수준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재정을 난발하는지 우려스럽다. 그동안 정부는 재정통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이번 정부들어 달금질한 고삐가 풀린 것 같은 느낌이다. 중요한 과제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정부가 복지를 위해 재정을 쓴다면 (애초에) 적자정책으로 가지 말았어야 했다. 복지와 정자정책이 확대되면 국민소득도 떨어진다. 재정지출을 통해 부채를 늘리지말고 만약 꼭 해야한다면 감세를 통해 해야한다.
금리인하는 통화당국이 정부 눈치만 보다가 늦장 대응한 것 아니냐 싶다. 통화정책의 엇박자를 지적하고 싶다. 금리는 2017~2018년(초)에 인상했어야 했는데 작년 12월에 이뤄지지 않았나. 그러다 결국 6개월 만에 또 다시 인하할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통화정책의 신뢰가 하락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과거를 보면 추경은 2013년부터 5년간에 걸쳐 진행됐고 기준금리 정책은 8회에 걸쳐 2%포인트 하락했다. 정부가 경기부진 원인을 생산성 침체가 아닌 경기순환과정 중에 일어나는 경기하강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현실에 대한 인식을 좀 더 명확하게 하고 통화정책을 어떻게 해야할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김승룡기자·성승제 기자 s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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