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출력 급증 원인은 조작미숙
출력값 증가 확인하고도 무시
제어봉 측정법 14년만에 바꿔
근무자들 교육훈련 받지 않아
연합뉴스
지난달 10일 발생한 한빛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열출력 급증 사고는 잘못된 열출력 계산과 근무자의 실수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어봉 제어능 측정시험에서 원자로 열출력이 5%를 넘어선 상황에서 근무자가 원자로를 즉시 정지하지 않았고, 원자로 열출력 계산도 잘못하는 등 근무자의 조작 미숙과 안일한 대응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24일 전남 영광군 영광방사능방재센터에서 이같은 내용의 '한빛 1호기 사건 특별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한빛 1호기는 정기검사 중 이상이 발견돼 가동을 중단했다가 지난달 9일 재가동 허가를 받은 지 하루 만에 다시 원자로 열출력 증가로 가동을 멈췄다.
원안위는 초기 조사에서 한수원이 열출력 급증으로 원자로를 즉시 수동정지해야 했음에도 이를 위반한 정황을 확인하고, 당일 수동정지토록 했다. 이후 사건 조사에서 무자격자가 원자로를 운전한 정황을 확인해 특별조사로 확대 실시했다. 그 결과, 당시 근무자들은 제어봉의 12단 위치편차 해소를 위해 66단에서 100단까지 과도하게 제어봉을 인출하기로 결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반응도 계산이 잘못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원자로 출력값이 18%까지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했고, 근무자는 이를 무시하고 즉시 정지하지 않았다.
특히 제어봉 측정시험에 무자격자가 원자로 조종감독면허자의 지시 감독 없이 원자로를 일부 운전한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제어봉 제어능 측정법이 14년 만에 바꿨지만 원자로 인출 값을 계산한 원자로 차장은 관련 교육 훈련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어봉 조작자의 운전 미숙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어봉을 2회 연속 조작해야 하지만 당시 작업자는 한 그룹에서 1회만 조작한 사실이 밝혀졌다. 다만 원자로 제어 중 제어봉의 고착 현상이 걸쇠 오작동이나 불순물 침적 등 기계적인 문제 때문으로 추정됨에 따라 특별조사단은 원자로 헤드를 열어 제어봉 구동장치에 대한 점검을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약 13시간 동안 제어봉 시험을 진행하며 3개 근무조가 참여했지만 2개 근무조는 교대 때마다 반드시 해야 하는 작업 전 회의를 하지 않았다.
원안위는 이번 사고와 관련 원자로 냉각재 내 핵연료 손상 시 발생하는 제논(Xe), 크립톤(Kr), 요오드(I) 등의 방사능 준위 변화를 확인한 결과 핵연료 손상 징후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원안위는 향후 제어봉 구동설비 건전성, 안전문화 점검 등에 대한 추가 조사와 함께 재발방지대책을 포함하는 종합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