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경영진 대규모 타운홀 미팅
핵심 기술 공동개발 등 연내 추진
유니콘 육성에 3000만 달러 투자
SK텔레콤이 유럽 대표 통신사 도이치텔레콤과 5G 합작사를 설립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이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글로벌 진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방한한 팀 회트게스 회장을 포함한 도이치텔레콤 경영진 60여 명과 지난 24일 그랜드워커힐서울호텔에서 대규모 타운홀 미팅을 갖고 5G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도이치텔레콤과 5G 협력의 일환으로, 우선 연내에 기술전문 합작사를 설립키로 합의했다. 올해 'MWC 2019'에서 양사간 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사업계획을 구체화한 결과다.
합작사는 우선 5G MMT(초저지연 영상 전송기술), 5G 중계기 및 인빌딩솔루션, 멀티패스 UDP(사용자 데이터그램 프로토콜) 등 5G 핵심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 멀티패스 UDP는 유무선 인프라를 동시에 이용해 데이터 전송속도와 품질을 높이는 통신기술이다. MEC(모바일엣지컴퓨팅), 앱마켓, 블록체인 관련 협력도 이어간다. 이를 기반으로 5G 킬러 서비스로 꼽히는 클라우드게임,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시장을 공략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도이치텔레콤 산하 투자전문회사인 DTCP가 운영하는 총 3억5000만 달러 규모의 펀드에 3000만 달러(약 340억)를 투자한다. 5G 시대 유망 ICT 기업에 투자해 유니콘 기업으로 키우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DTCP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서울에 아시아사무소를 설립하고 아시아 지역 기업을 발굴·육성할 예정이다. 2015년에 설립된 DTCP는 독일 함부르크,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사무소를 두고 17억 달러 규모의 투자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국내 통신사가 글로벌 통신사와 합작사를 설립해 공동으로 기술개발, 투자를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5G 상용화를 앞둔 도이치텔레콤 경영진은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SK텔레콤의 5G 서비스, 마케팅, 네트워크 기술 등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SK텔레콤은 5G 상용화 이후 해외진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앞서 올 초 국제전자박람회(CES)에서 싱클레어·하만과 협약을 맺은 뒤, 싱클레어와 미국 시장진출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한 바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 시대 전방위 글로벌 협력을 통해 기존 이동통신 영역을 넘어서 초 ICT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SK텔레콤의 자산, 경쟁력이 모두 재평가 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도 "양사간 전략적 파트너십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긴밀한 기술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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