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 없이 미래車 안굴러가" 정부에 지원 요청한 車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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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 없이 미래車 안굴러가" 정부에 지원 요청한 車업계

예진수 기자   jinye@
입력 2019-06-25 17:50

홍남기 업계 관계자 간담회
산업생태계 위기 우려 확산
현대·기아 7.6조 등 투자계획
정부 수소차 稅혜택 등 강화


현대모터스튜디오 방문한 홍남기 부총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5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를 방문, 공영운 현대차 사장(오른쪽)의 안내로 수소·전기차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자동차산업을 떠받치는 완성차업계와 부품업계가 정부에 미래자동차 관련 규제개선과 지원, 연구개발(R&D) 투자세액공제 등을 요청했다. 자동차는 중국시장 부진을 비롯해 국내 자동차업계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경쟁력 강화 대책 마련이 가장 시급한 분야로 꼽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방문한 자동차업계 현장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뿌리깊은 고비용-저효율 등 구조적 문제가 곪아가고 있는 와중에 건곤일척의 미래차 경쟁,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한국 자동차산업계 생태계가 또다시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자동차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자동차업계 투자와 소비를 뒷받침할 조치를 담을 것"이라면서 "수소·전기차 개별소비세 감면을 늘려갈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승용차 구매 시 개별소비세를 5%에서 3.5%로 30% 한시 인하하는 기간을 연말까지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큰 자동차분야 활성화를 경기 회복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취임 직후 현장방문으로 처음 찾은 곳도 충남 아산의 자동차 부품 업체였다. 홍 부총리는 이날 "자동차 산업은 주력 중에서도 주력산업"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투자를 하고 부품업계와도 상생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충전소 설치가 규제 샌드박스 1호 사례로 선정된 것부터가 자동차업계에 대한 관심과 지원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업계는 이날 미래차 투자계획을 밝히며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현대기아차는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50만대 체제를 구축하고 총 7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한국GM은 3기통 다운사이징 가솔린 엔진 개발, 쌍용자동차는 2025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 구축을 추진 중이다. 자동차업계는 수소전문기업 지원 내용을 담은 수소경제법(가칭)을 제정하고 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세액공제 등 인센티브 확대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국내 수소차 기술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양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백금촉매, 전해질막 등 핵심소재 기술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날 업계 관계자들은 "수소충전소의 부품 국산화율도 4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수소차 경쟁력 확보와 보급촉진을 위해선 R&D 투자세액공제가 필요하며, 수소충전소 구축 관련 각종 규제 개선, 수소충전소의 구축비와 운영비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이날 간담회가) 정부와 민간이 팀플레이로 산업을 발전시킬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운영위원장은 "올 1분기 세계 자동차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가운데 일본과 중국계 업체가 2018년 기준 약 4000만대로 전체 생산의 42%를 차지한 반면, 한국은 생산국 순위 5위에서 7위로 하락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미래자동차 시장 전망과 관련, "자율주행차가 기술혁신, 핵심부품 가격하락 등으로 2020년 이후 레벨4 수준으로 상용화되고 2030년 이후에는 신차판매의 20∼40%를 차지할 전망"이라며, 인공지능(AI)기술력을 보유한 소프트웨어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등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현재 우리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2020년 저무공해차 보급목표제가 중국 전기차의 우리 시장점유율 확대에 기여하지 않도록 세밀한 제도설계를 해달라는 건의도 했다.

자동차업계는 중국업체가 전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시장의 절반, 희토류 등 핵심원료 생산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전기차 시장은 연평균 119%의 증가세를 보이며 지속 성장 중이지만, 수입산 전기차가 연평균 340.5% 증가하는 등 시장점유를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공 사장, 최준영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최종 한국GM 부사장, 박정호 르노삼성자동차 상무, 정무영 쌍용자동차 상무,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 한찬희 파워큐브코리아 대표, 유종수 하이넷 대표, 윤팔주 만도 글로벌 ADAS 부사장이 참석했다.

최근 자동차산업 침체는 대외 여건 악화 등의 요인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에 기인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담게 될 투자·소비 지원책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근본적 처방이 시급하다"며 "완성차 업계의 고비용 구조 개선,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미래차 분야에서 과감한 해외 스타트업 인수합병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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