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기업인 의견 청취하며 대응방안 밑그림…한국당은 '외교적 해법' 주장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경제보복 조치 앞에서도 정부와 정치권이 힘을 합치기는커녕 따로 노는 모습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7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을 면담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홍 부총리와 김 정책실장이 주요 기업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대외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향후 적극적으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은 최근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따른 한국 정부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와 김 정책실장은 일본 수출규제의 어떤 부분이 기업에 문제가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만남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을 포함한 5대 그룹 총수와의 만남을 고려했으나, 출장 일정 등으로 두 사람의 스케줄이 여의치 않게 되자 3개 그룹 회장과 먼저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0일 주요 대기업 총수와 만날 예정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청와대의 대응수위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인 자유한국당도 같은날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경제 보복 관련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하고 대책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이 자리에서는 불매운동 등 강대강 대치가 아닌 협상을 통해 실제 수출규제가 집행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앞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WTO 제소 등 강한 대응을 시사한 문재인 정부와 '다른 해법'을 택한 셈이다.
한국당은 이번 사태에 정부의 잘못된 대응의 탓도 크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가 예상할 수 있는 범위에 있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본은 지난해 10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래 줄곧 한국 정부의 대응을 촉구해왔다.
현재 일본 정부가 비자 제한 검토 등 압박의 수위를 끌어올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와 뒤늦은 대응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그렇지만 당장은 국민과 기업의 피해를 막는 데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한다"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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