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의 혁신경제 훈수두기] 지속가능성, 양보와 공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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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의 혁신경제 훈수두기] 지속가능성, 양보와 공생에 달렸다

   
입력 2019-07-07 18:06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4차 산업혁명의 또 하나의 화두다. 최근 국제학술대회에는 지속가능성과 포용성에 대한 논문들이 넘쳐난다. 그런데 과연 지속가능성에 대한 근본적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는가는 미지수다. 지속가능성의 본질에 대한 화두를 띄우는 이유다.


어렵게 얘기하면 지속가능성의 원초적 개념은 태극(太極)이다. 상극의 가치가 순환을 통해 상생의 생명을 얻는 과정이 태극의 모습이다. 상극의 가치 충돌을 부정하면 성장이 정체된다. 상극의 충돌로 양극화가 초래되면 지속성이 파괴된다. 상극의 충돌은 시장 경쟁과 같이 새로운 혁신성장 에너지를 갖게 한다. 충돌을 통해 획득한 성장 에너지를 포용적으로 순환하면 지속가능성이 보장된다. 이러한 선순환을 위한 전제 조건은 공유가치다.
이제 좀 쉽게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해 보자. 서로에게 이익이 보장되면 지속가능하다. 불친절한 택시 기사가 공유차량 기사가 되면 친절해진다. 평판 시스템을 통해 친절이 이익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사후 평가를 공유하는 평판 시스템이 공유경제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인 이유다. 공유경제가 공유지의 비극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공유가 참여자에게 이익이 돼야 한다.

지옥으로 가는 길이 선의로 포장되어 있는 이유는 대부분의 선의가 지속가능성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제한없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 의료보험은 파탄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과거 영국의 복지가 재앙이 된 이유다. 모든 선의는 지속가능성이 전제돼야 진짜 선의가 된다. '지옥에는 선한 의도가 가득 차있고 천당에는 선한 결과가 가득차 있다'는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선한 의도와 선한 결과는 비슷한 듯 하나, 달라도 너무 다르다. 국민의 복지를 증대하는 것은 선한 의도다. 그러나 복지 증대의 부담으로 과거 영국과 같이 국가가 어려워지면 선한 결과는 아니다. 직원 복지 증대가 기업 성과로 선순환돼야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로 지속가능해 진다. 즉, 직원의 복지와 기업의 성과가 하나의 공유가치로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선한 의도와 선한 결과는 이익의 공유로 선순환된다. 일을 해야 수입이 있고, 수입이 있어야 생활이 되고, 생활이 되어야 일을 한다. 기업 활동이 있어야 세금이 있고, 세금이 있어야 복지가 되고, 복지가 되어야 기업 활동이 원활해 진다. 가계의 수입과 국가의 세금은 영원히 샘솟는 화수분이 아니라 선순환 고리일 뿐이다. 그렇다면 정작 중요한 것은 선한 의도와 선한 결과가 아니라 건강한 이익의 선순환 고리일 것이다. 선순환을 파괴하는 두 가지 형태는 착취와 시혜다. 악덕 기업주가 노동의 대가로 쥐꼬리만한 급여를 지급하는 착취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노동 시장이 개방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 근무 환경에 대한 평판 시스템을 보고 사람들은 지원한다. 내부 직원들의 만족도가 낮으면 좋은 직원이 오지 않아 결국 기업에 손해가 된다. 한편 시혜도 지속성의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기여한 가치보다 많은 대우를 받으면 이를 지키기 위한 장벽을 쌓는 지대(地代)추구를 하게 된다. 구글의 조직 원칙에 '과도한 기대를 관리하라'는 항목이 있는 이유일 것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모든 복지는 국민의 세금에 기반한다. 그런데 공짜를 내세우는 포퓰리즘이 표를 얻는 것이 불편한 현실이다. 복지 대상과 세금 부과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급여를 받는 강성노조는 자신의 기업에 손해를 끼치는 파업을 한다. 기업의 이익과 개인의 급여가 직접 연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와 기업과 개인이 공유가치로 연결되어야 선순환을 파괴하는 이익 쟁탈전이 종식될 것이다.

과거 필자가 기업 경영하던 시절, 신입사원 면접시 '월급은 누가 주는가'라는 질문을 하곤 했다. 월급을 사장이 준다고 생각하면 기업과 개인은 계약 관계가 된다. 월급을 우리가 벌어 분배한다고 생각하면 기업과 개인은 공생 관계가 된다. 계약 관계에서는 일은 기피 대상이고, 공생 관계에서는 일은 보람의 대상이다.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이제는 과거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지속가능한 인본주의가 요구된다.

지속가능을 위한 공유가치는 기업의 부가가치다. 부가가치의 창출과정과 분배 과정의 순환이 기업 활동이다. 이익 극대화가 기업의 목표가 되면 기업과 노조는 갈등 관계가 되나, 부가가치 극대화가 목표가 되면 공생 관계가 된다. 그러면 급여는 부가가치 분배가 된다. 더 많은 성과를 내면 더 많은 분배가 보장된다. 일에서 재미와 의미가 융합하는 진정한 워라밸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모든 조직의 부가가치 총합이 국가 GDP다. 국가와 기업과 개인의 공유가치인 부가가치로 사회는 선순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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