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대통령 원론적 對日대응, 국민 사지로 내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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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文대통령 원론적 對日대응, 국민 사지로 내몬다

   
입력 2019-07-10 18:06
문재인 대통령이 30대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들을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대한(對韓) 수출규제는 부당하고 세계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니 거두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소재국산화를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이 2~3주 후면 가동을 멈춰야 될 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의 대책은 너무 한가하고 원론적이다.


더구나 일본은 수출규제 품목을 공작기계와 화학제품으로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음 달 일본이 일부 전망대로 주요 부품·소재의 수출대상국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결정을 내리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한마디로 한국의 주요산업이 올 스톱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이날 기업인들과 만남에서 지난 10일 수석보좌관에서 제기했던 일본의 조치에 상응한 대응을 재차 언급했다. 일본이 한국에 쓸 수 있는 경제보복에 비하면 한국이 일본에 가할 수 있는 보복수단은 중과부적이다. 우리가 강대강 대립을 택한다면 그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지금이라도 문재인 대통령은 사태의 본질을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무역보복을 하고 있다는 비판은 냉엄한 국제 현실에서 일본에 아픈 지적이 아니다. 일본의 경제보복은 문 정권이 들어선 후 한일 위안부 합의 파기, 지속적인 일본 일부지역 수산물 수입 불허,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등으로 축적된 불만이 밖으로 표출된 결과다. 어쨌든 한일 갈등의 원인제공자는 한국 정부다.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우리의 입지와 협상력은 오히려 더 줄어든다. 문 대통령은 조속히 아베 총리를 만나 결자해지 해야 한다. 사태 본질을 외면하고 비현실적 주장만 되풀이하는 것은 국민을 사지로 내모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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