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프랑스 디지털세에 관세보복 추진…미·유럽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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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프랑스 디지털세에 관세보복 추진…미·유럽 갈등 심화

김광태 기자   ktkim@
입력 2019-07-11 13:46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의 피해를 우려해 프랑스의 디지털세에 관세 보복을 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미국과 유럽의 통상관계가 한층 더 악화될 위기에 처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불공정한 무역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근거가 되는 무역법 301조에 따라 프랑스의 디지털세에 대한 불공정성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USTR은 이번 조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됐으며 최장 1년간 진행된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불공정성 탓에 미국 기업이 피해를 본다는 판정이 나오면 관세부과를 비롯한 징벌적 수입제한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

프랑스는 디지털세를 통해 다국적 IT기업들이 프랑스 이용자들에게 특정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올린 매출의 일부를 징수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디지털세는 다국적 IT 기업들이 아일랜드 같은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나라에 본사를 두고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나라에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성명에서 "미국은 내일 프랑스 상원에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세가 미국 기업들을 불공정하게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매우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이 규제의 영향을 조사하고 디지털세가 차별적이거나 부당한지, 미국 상업에 부담을 주거나 제한하는지 판단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하원은 지난주 디지털세 법안을 가결했으며 상원에서는 11일 표결에 나선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연수익이 7억5000만 유로(약 9941억원) 이상이면서 프랑스 내에서 2500만 유로(331억원) 이상의 수익을 내는 IT 기업들에 한해 이들이 프랑스 내에서 벌어들인 연간 총매출의 3%를 디지털세로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르메르 장관은 디지털세 부과 대상 기업에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미국 기업을 포함해 중국, 독일,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지의 IT 기업 30곳 정도가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세가 도입되면 미국 내에서 막강한 로비력을 자랑하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사정권에 포함된다.

미국 의회에서는 이번 USTR의 조사를 두고 초당적 지지의 목소리도 들린다.

집권당인 공화당의 척 그래슬리 상원 금융위원장과 야당인 민주당의 론 와이든 상원의원은 이날 공동 성명을 발표해 "프랑스와 다른 유럽 국가들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세는 명백히 보호무역주의적이고 미국 일자리를 줄이고 미국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미국 기업들을 부당하게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의 근거가 되는 무역법 301조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술 도둑질'로 규정된 중국의 불공정 관행을 문제 삼아 관세 폭탄을 투하하는 무역전쟁을 촉발할 때 적용한 것과 같은 연방 법률이다.

이번 조치는 전통적으로 가장 강력한 안보 동맹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심각한 통상마찰을 겪는 가운데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디지털세에 대한 이번 USTR의 조사 때문에 향후 미국과 EU의 무역협상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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