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몸살] 정부의 `워라밸`… 기업은 `비상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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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몸살] 정부의 `워라밸`… 기업은 `비상벨`

김수연 기자   newsnews@
입력 2019-07-11 18:32

中企 근무시간 줄어 납기 못 맞춰
인건비·구인난 겹쳐 초비상 상황
수백억 사업도 불법근로 불가피
탄력근로 확대없인 범법자 속출


제조업 생산 현장

사진 = 연합



'주 52시간' 몸살 앓는 기업들
직원 400명을 거느린 중견 IT 기업 A사. 공공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이 업체는 요즘 수백억원 짜리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으면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면서 납기일정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납기 일정을 맞추려면 추가로 10여명의 추가인력을 비상 투입해야 하는데, 인력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사실상 불법 근로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추가인원을 늘릴 경우, 회사의 존망이 걸린 대형 프로젝트가 적자사업으로 전락하게 된다.

유예기간을 거쳐 주 52시간 근로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인건비 폭탄', '납기지연', '구인난' 등 '3중고'를 호소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재무상태나 근로여건이 취약한 중견·중소 기업들은 사실상 거의 무방비로 주 52시간제에 맞닥뜨리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계도기간이 지난 4월로 끝나고 7월1일부터 21개 특례업종에 대한 유예기간이 만료되면서,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주 52시간 근무제가 전면 시행되기 시작했다. 주 52시간 근로제는 기본 근로시간 40시간에 연장(휴일) 근로 12시간을 최대 근로시간으로 하고 있다. 주 40시간 근무제가 정착된 일반 사업장에선 큰 문제가 없지만 IT, 건설, 전자, 화학 등 특정시기에 초과근무가 불가피한 제조 현장에서는 이를 준수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산업 현장은 초비상 상황이다. 인원충원, 근로시스템 개편 등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주 52시간제를 위반한 사업장이 많기 때문이다. 주 52시간 위반시 바로 불법 사업자로 낙인찍혀 사법처리를 받아야 한다. 산업계 현장에서는 "노동부가 본격적으로 단속에 나설 경우 상당수 기업들이 주 52시간제 위반으로 처벌받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당장 기업들은 인건비 폭탄을 떠안게 됐다. 주 52시간제에서는 근로시간에는 통상임금을, 연장 근로시간에는 통상임금의 1.5배를 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특히 8시간 초과 근로 시 통상임금의 2배(초과한 시간만 해당)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주 52시간제 시행만으로 인건비가 20∼30% 급증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근로여건이 취약한 중견중소 기업들은 거의 무방비 상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결과, 다섯 곳 중 한 곳은 주 52시간제가 시행될 경우 생산을 줄이는 것 이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답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지난 5월 "당장 내년부터 300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지만 미처 준비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많은 만큼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문한 바 있다.

산업계는 탄력근무제 6개월 확대안이라도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탄력근무제 적용기간 확대가 없을 경우, 상당수 기업들이 범법자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는 중소기업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면서 "추가 비용발생으로 인한 부작용이 기업 현장 곳곳에서 속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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