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간다] "유전자분석 해외진출 지금이 골든타임 … 맞춤의료 시장 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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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간다] "유전자분석 해외진출 지금이 골든타임 … 맞춤의료 시장 열것"

김수연 기자   newsnews@
입력 2019-07-11 18:32

DTC유전자분석산업 키우려면 네거티브 규제로 바꿔야
국가바이오 빅데이터, 정부·민간 발빠른 실행력이 관건
한반도 평화 조성땐 北에 데이터사이언티스트센터 제안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사진 = 박동욱기자 fufus@



데스크가 간다
마크로젠이 올해로 창립 22주년을 맞아, 정밀 맞춤의료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유전체분석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을 꾀한다. 세계 유전체 분석 시장 진출을 목표로 마크로젠을 창업한 서정선 회장은 정밀맞춤의료 시장이라는 신시장이 꿈틀대는 지금이 마크로젠과 한국 유전체분석 산업계가 더 넓은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IMF 경제위기를 과감한 벤처육성 및 신산업 정책으로 정면돌파한 김대중 정부 시절, 서 회장은 대학내 조그만 실험실에서 바이오 제1호 교수창업 기업인 마크로젠을 창업한다. 그리고 서 회장은 국내외 연구자 시장, B2B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20여년 동안 탄탄한 업력을 쌓아왔다.

서 회장은 세 번의 큰 사업적 전환을 거치면서 회사를 성장시켰다. 첫 번째는 1997년 창립 당시 주력 사업이었던 유전자 변형 쥐 공급 사업을 전개한 것이고, 두 번째는 이를 거쳐 2000년 인간의 DNA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사업을 시작해 2002년 세계 시장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2006년부터는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라는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장착하며 2016년 10월 '한국인 표준 게놈 지도완성' 논문을 네이처지에 발표하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 서 회장은 마크로젠의 네번째 변혁기를 준비 중이다. 정밀맞춤의료 시대, 글로벌 B2C 유전체분석 서비스 시장이 서 회장이 넘어서야 할 무대다. 서울 가산동 집무실에서 만난 서 회장은 "기회는 이미 와 있으며, 마크로젠은 도전할 준비가 다 돼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밀의학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도전은 이미 시작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대담 = 최경섭 ICT과학부 부장


-교수창업이란 개념도 낯설던 90년대, 바이오 부문 교수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1992년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할 당시 한국 최초로 암 유발 유전자 이식 마우스(쥐) 개발에 성공했고, 이러한 성과로 한국, 미국, 일본에서 생물특허를 받게 됐다. 1993년부터는 정부에서 진행하는 'G7 프로젝트'(선도기술개발사업으로 2000년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7개국 수준의 과학기술 능력을 확보하자'는 목표로 진행)'의 일환으로 대규모 연구비를 지원받아 마우스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었는데, 이때 정부에서 생명공학 기업 창업을 거듭 제안했다. 의학자 출신의 '윤리성'에 벤처의 효율성을 접목해 보자는 의욕이 발동해 1997년, 당시 종로구 연건동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유전체이식연구소를 모태로 한 랩(LAB) 벤처로 시작했다. 바이오 분야의 대표적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안고 출발했다."

-사업 아이템도 취약했을 텐데.

"창업 당시 마크로젠의 주요 사업분야는 연구기관과 제약사에 유전자 변형 쥐를 공급하는 마우스 사업이었지만 본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사실상 게놈 프로젝트였다. 21세기는 생명과학의 시대이고 그 중에서도 유전적 특성에 따른 맞춤치료 방안을 제시하는 정밀의학이 핵심이라 예상했고, 이것은 실현 가능한 꿈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마크로젠은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뜻으로 정밀의학의 실현을 위해 '우보천리'의 자세로 임하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보고 사업을 전개했다. 경쟁이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 어떻게 인지도를 넓혀갈 수 있었는지?.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가격, 속도, 품질의 차별화에 집중했다. 특히 파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가격 경쟁력은 독보적인 수준이었다. 2000년대 초반 외국의 분석 기관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하면 30억 쌍의 염기 서열 중 1000쌍을 분석하는 비용이 15~20달러에 달했다. 마크로젠은 시스템 효율화를 통해 5달러의 경쟁력 있는 가격정책을 선보였고, "5달러에 유전자 분석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에 실으면서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마크로젠을 알렸다."

- 언뜻보면 '무모한 도전'처럼 보인다.

"처음에는 실제 5달러에 가능하겠냐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마크로젠은 가격뿐 아니라 빠른 분석속도와 품질로 이를 입증해 보였다. 마크로젠은 동종업계에서 2~3주 걸리는 결과 도출을 며칠 이내로 제공함으로써 전 세계 연구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2011년에 브라질에서 만난 한 연구원은 '바로 옆 건물의 자국 분석기관에 의뢰하면 2주가 걸리는데, 지구 반대편의 마크로젠은 1주만에 분석 결과를 도출한다'면서 빠른 속도와 품질에 감탄하기도 했다. 현재 마크로젠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 153개국의 1만8000여 기업과 연구기관에 시퀀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미국, 일본, 유럽,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전략 거점에 법인을 설립해 현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현지화 전략으로 매년 매출의 70%가 해외에서 안정적,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들어 마크로젠은 기존 연구자 시장에서 B2C 유전체분석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1세기, 전 지구적 특징은 글로벌, 기술 주도, 노인인구의 증가 등 3가지로 요약될 것이다. 특히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상승으로 폭등하는 의료비가 국가의 파산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DTC(소비자 직접의뢰 유전자분석 서비스) 등 B2C 시장에서 유전체분석 서비스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사업이 아니라, 국가가 의료비 지출로 인해 망하지 않으려면, 다시말해 의료비 절감을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사업이다."

- 세계 유전체 분석서비스 진출을 위해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는가.

"마크로젠은 앞으로 기술 중심 기업에서 고객 중심 기업으로 제 2의 도약을 꾀하려 한다. 지난 20여년 동안 연구자 시장에서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기존에 B2B 중심의 사업 기반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B2C 영역으로 넓혀 고객 밀착형 신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것이다. 미주법인(소마젠), 일본법인, 싱가포르법인 등 해외 거점별로 지사를 설립하고, 이들 지역에서 연내에 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미주 법인인 소마젠을 통해 바이오 의료 시장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DTC 상용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다. 미국 DTC 진출에 따르는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미국 법인인 소마젠의 코스닥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강남으로 사옥을 이전한다고 들었다. B2C 시장 확장과 관련이 있는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지리적 접근성이 높은 강남에 사옥을 마련했다. 강남 사옥 매입은 신사업 활성화와 고객 중심 경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이다. 제2의 도약을 실현하기 위한 마크로젠의 승부수다. 그 동안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인정받는 기술협력 파트너로서 수많은 시퀀싱 업무와 공동연구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지리적 접근성이 좋은 강남에 사옥을 마련함으로써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 고객을 직접 만나고 고객의 요구사항을 직접 들을 것이다."

-강남 시대에 특별히 구상중인 사업 아이템이라도 있는가.

"신사옥을 통해 뷰티, 건강기능식품, 운동 등 다양한 분야의 뷰티, 웰니스 전문 업체들과 제휴해 본격적으로 B2C 웰니스 사업에 진출할 것이다. 신사옥은 미주법인, 일본법인, 싱가포르법인과 함께 글로벌 B2C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할 것이다. 신제품·신사업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고객 모두에 한 발 더 가까워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유전자 검사 서비스에 대한 규제장벽이 높다.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하는 것은.

"혁신성장의 주역으로 육성될 바이오헬스 산업, 특히 국내 DTC 산업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국내에서는 DTC 검사 항목은 물론 분석 유전자까지포지티브 규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유전자 검사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적용된 규제인지도 의문이거니와 궁극적으로 보건, 산업적 의미는 더 미미한 게 사실이다. 초기 신산업의 진흥을 위해서는 민간이 자구적인 노력으로 건전한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이때 정부는 네거티브 방식의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시장이 혼란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 바로잡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 마크로젠은 앞으로도 정부의DTC 규제 완화를 기다리면서 기존 제휴 업체들과의 긴밀한 협력체계를 통해 고객들과 직접 만나고 니즈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마련해 나갈 것이다. 궁극적으로 마크로젠이 DTC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것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맞춤의학을 제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을 평가한다면.

"최근 발표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에는 산업계의 생생한 목소리가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마크로젠으로서는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전 세계는 지금 정밀의학 빅데이터 구축을 두고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주요국 대부분이 국가 주도형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바이오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활용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마크로젠은 그동안 이같은 글로벌 환경을 지켜보면서 더 이상 시기가 늦어지지 않기를 바라왔다. 사실 지금도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기본적인 IT·의료 인프라가 탄탄한 만큼 지금이라도 빠르고 기민하게 움직인다면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고 본다.문제는 속도다. 정부도, 민간도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속도감으로 발 빠르게 실행해 나가야만 우리가 글로벌 정밀의학 분야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고 바이오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프로젝트에 마크로젠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초 문재인 대통령과 혁신벤처 기업인들이 만나는 자리에도 참석하셨는데, 바이오에 대한 관심은 어느정도 였나.

"지금 문 대통령은 업계 얘기를 열심히 들어주고 있다. 그런데 바이오 육성을 위해 대통령이 강하게 치고나와야 할 때인데, 아직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지금은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기에 너무 좋은 시기다. 우물쭈물할 때가 아니다.2003년, 김대중 정부 시절이 생각난다. 당시 청와대에 가서 직접 발표를 할 기회가 있었다. IT, BT 기업들이 발표를 했는데, 김 전 대통령이 발표를 듣고는 현장에서 '올해를 바이오의 원년으로 삼자'고 하시더라. 순간의 순발력과 '이것 만은 꼭 간다'고 산업계에 힘을 실어주는 추진력, 리더가 보여줘야 할 모습이 아닐까 한다."

-개인적으로 구상중인 사업이 있다면.

"한반도 평화무드가 조성된다면 북한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양성 센터를 제안하고 싶다. 마크로젠은 개성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트레이닝(양성) 센터를 설립하고 북한 청년들을 BI(Bioinformatics, 생명정보학)전문가로 양성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북한 평양과기대, 평양의과대 출신들을 이곳에서 트레이닝 시키는 것이다. 이 사업을 같이 하자는 사람들도 많다. 전 세계에서. 유전자는 같은데 환경이 다른 남북 주민들을 대상으로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과 관련한 중요한 연구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마크로젠의 글로벌 진출 로드맵은.

"세계화(Globalization), 현지화(Localization)라는 전략에 따라 2005년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에 미주법인을 설립했고, 2007년 일본법인, 2008년 유럽법인(2008년 지사 설립, 2017년 법인 전환), 2018년 싱가포르법인을 현지에 설립했다. 미주법인인 소마젠은 2013년에 미국 표준실험실인증인 CLIA 인증을 획득하고, 2017년에 CAP 인증을 획득하는 등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연구시설을 갖췄다. 일본법인은 올해로 설립 12주년을 맞았다. 일본 유전자·유전체 분석 서비스 시장에서 확고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여 현재 일본 연구자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회사로 자리잡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일반 소비자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이외에도 마드리드에 스페인지사, 호주 시드니에 대양주지사 등이 설립돼 있다. 이러한 글로벌 현지화 전략으로 매년 매출의 70%가 해외에서 안정적,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5년, 10년 내에 꼭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마크로젠은 지난 22년간 한 우물을 파면서 유전체 분석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앞으로는 기존의 리서치 시퀀싱 사업을 넘어 임상진단 시퀀싱, 일반소비자 시퀀싱 등의 신성장 사업으로 기반을 확대하면서 맞춤의학 시대를 선도할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개인 유전체 분석 100달러 시대'가 도래할 것이며 국내 DTC 규제 또한 완화되리라 생각된다. 그렇게 되면 개인 유전체 시장이 대폭 확대되어 일반인들도 저렴한 비용으로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마크로젠은 앞으로 5년 내에 질병예방 및 웰니스 유전자 분석 서비스로 전 세계인들로 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기업이 될 것이다. 10년 내에는 '100만명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완료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지원하겠다.

유전체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일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정밀의학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마크로젠은 정밀의학 실현에 꼭 필요한 일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이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할 계획이다. 또한 자체적으로는 '1000만명 한반도 게놈 프로젝트'를 추진해 남한 400만명, 북한 400만명, 대한민국 거주 아시아인 200만명의 유전체 빅데이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인에 최적화된 유전체 빅데이터 콘텐츠 비즈니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다."

정리=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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