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日 규제 해법 찾았나 … `제2 도쿄 구상`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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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日 규제 해법 찾았나 … `제2 도쿄 구상`에 쏠린 눈

박정일 기자   comja77@
입력 2019-07-11 18:32

일정 함구속 정·재계 인사 만나
면밀한 정세 파악·대응책 집중
"위기는기회" 대반전 카드 주목


이재용 부회장이 일본정부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에 대한 대책 논의를 위해 지난 7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를 타개하기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급히 일본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당초 예상보다 오래 일본에 머물면서, 제2의 '도쿄 구상'의 틀을 만들었을 가능성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는 일단 이 부회장은 일본 내 주요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현지 정세는 물론 세계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면서 향후 경영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렸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11일 재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일본 대형 은행 관계자들과 만나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 강화 움직임을 전해듣고, 국내 여론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다음달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더 거세지는 등 반일감정이 더 악화하지 않을까 우려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현지 일정은 삼성전자 측에서도 확인해주지 않아서 사실상 현지 언론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지난 5월 일본 방문 당시에는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의 주요 비즈니스 미팅 일정을 일부 공개했지만, 이번 방문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일본 정부가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소위 '정밀 타격'하고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오는 21일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 등 현지 정세와 정책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직접 수출규제를 주도하는 만큼, 개별 소재기업 차원에서 이를 거역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이번 방문이 제2의 '도쿄 구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진출 선언의 결정적 계기도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의 1983년 2·8 '도쿄구상'에서 나왔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 역시 중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에는 종종 일본으로 가 주요 정·재계 지인들을 만나 의견을 나눴다.

이번 이 부회장의 방문 역시 반도체 사업의 최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위한 것이었던 만큼 깜짝 놀랄만한 대반전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기의식이야말로 성공의식"이라고 말해왔던 이건희 회장의 경영 철학 처럼 이재용 부회장이 "위기의 그늘 한쪽에 있는 같은 크기의 기회"를 잡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한 지 나흘째인 지난 7일 급히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일본은 한국에 대한 통상 공세를 돌발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최소 수개월 동안 치밀한 사전조사와 준비를 거친 뒤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만큼 이 부회장 역시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고민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 재계 관계자는 "만약 일본의 이번 통상 압박이 선거용이었다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에 큰 지장이 없겠지만, 장기전으로 가면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이 부회장 역시 일본 현지 정세를 면밀하게 파악한 뒤 대응방안과 해법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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