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에 日경제보복 겹쳐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7월과 8월 기준금리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하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오는 1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일단 금리를 동결한 뒤 이어 8월 금리인하라는 강한 사인을 보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오는 1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연 1.75%인 현재의 기준금리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30일 기준금리를 1.5%에서 1.75%로 올린 뒤 지금까지 동결을 이어왔다.
한은 안팎에선 '7월에 신호를 주고 8월에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다. 일단 이번 회의에서 동결한 뒤 다음번 회의(8월 30일)에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중립 성향으로 평가되는 고승범 위원, 그보다 '매파(통화 긴축)'로 여겨지는 임지원 위원까지 돌아서면서 8월에 인하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 임박설이 나온 배경은 경기 부진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2일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흐름"이라며 4∼7월 넉달째 '경기 부진'을 공식 언급했다.
일각에선 금리 인하가 이번 주에 전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시장금리는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해야 비슷할 정도로 낮아진 상태다.
이달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시장에선 이달 말 미 연준이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0일 미·중 무역갈등 등에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한 데 이어 이튿날 "중립금리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낮은 것 같다"고 발언했다. 만일 미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2008년 12월 이후 10년여 만이다. 이밖에 일본이 한국 수출규제를 더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도 금리 인하 명분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김정식 연세대학교 교수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본격화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둔화 속도가 빨라지면 금리 인하 기대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부터 예정돼 있는 잇따른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발표도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변 정황만 놓고 보면 미국 연준보다 한은이 받는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더욱 큰 상황이다. 미국은 경기 확장 국면을 이어가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사상 최장기간 경기 확장을 만끽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수출 감소와 경기 둔화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한은이 금리를 마음 편히 내리기에는 가계 빚이 걸림돌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통화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7월 동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