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장관 해임 놓고 대립각
與野, 본회의 일정조차 못잡아
여야가 오는 19일까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세웠지만 정작 표결을 할 본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여야가 추경 규모는 물론이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 안 등을 두고도 대립하는 상황이어서, 예정된 기한 내 추경안을 처리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15일부터 추경안 관련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한다. 이후 17일과 18일 소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6월 임시국회 종료일인 19일까지 추경안을 처리하려면 시간이 빠듯하다.
여당과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함께 최근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하는 목적에서 추경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6조 7천 억원의 정부 추경안을 토대로 계산한 경제성장률 견인도가 0.09%포인트였는데, 당초보다 약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금으로선 추경안이 확정되면 두 달 내 추경 예산의 70∼80%를 집행할 생각"이라고 했다.
하지만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총선용 추경'이라며 깐깐한 심사를 예고했다. 추경 내용 중 선심성 사업계획은 덜어내고 재해관련 추경만 받겠다는 것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경만 되면 모든 게 풀릴 것처럼 야당을 압박했던 정부가 추경 심사에서는 정작 해당 추경 예산을 집행할 국무위원은 불출석 하는 등 사실상 무관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그러다 일본의 통상보복 조치 대책에 필요하다며 갑자기 미봉책 추경 청구서를 들이민다. 추경 중독, 추경 만능주의에 빠진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또한 전체 추경 규모 중 절반이 넘는 3조 6000억 원을 국채로 조달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논평에서 "올해만 해도 경제성장률은 2.66%인데 예산증가율은 9.7%였다"며 "음식의 소금 같은 적재적소의 '짠내 추경'으로 '알뜰 추경'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목선 사건과 관련한 국정조사 요구와 정 장관의 해임건의안 문제도 추경안 합의를 어렵게 하는 요소다. 한국당은 오는 15일 정 장관 해임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6월 임시국회 내에 표결하려면 늦어도 오는 18일에는 국회가 한차례 더 본회의를 열어 해당 안건을 보고해야만 24시간 후인 19일 표결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본회의를 열기는 어렵다. 나 원내대표는 "정 장관 해임 건의안 이야기가 나오자 민주당이 본회의 일정 논의를 미루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야당의 반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청와대는 오는 15일을 기한으로 윤 후보자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더라도 문 대통령이 16일 임 후보자 임명을 재가할 가능성이 크다.
임재섭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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