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메모리반도체 가격 반등세가 심상찮다. 실제로 바닥없이 추락하던 D램 가격은 최근 4거래일 만에 13%나 급반등했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가격 급등이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규제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란 신중론을 펴고 있지만, 일각에선 '바닥론'이 대세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16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현물거래가격 평균은 15일 종가 기준 3.361달러로, 전날보다 무려 3.07% 상승했다. 이에 따라 D램 가격은 지난 9일(3.006달러) 최저점을 찍은 뒤 4거래일만에 11.8%나 급등했다.
또 다른 제품인 DDR3 4Gb 제품의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이 기간 1.42달러에서 1.598달러로 무려 13.7%나 치솟았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이미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분위기다. 64Gb MLC(멀티레벨셀) 가격은 지난달 27일 2.331달러로 최저점을 기록한 뒤 15일 종가 기준으로 2.416달러로 3.6% 상승했다.
소폭이지만 지난 4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마찬가지로 128Gb MLC 제품의 경우 지난달 13일 이후 단 하루도 가격이 내려간 적이 없다.
업계에서는 작년 1월을 고점으로 추락하던 반도체 시황이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진입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가격 상승세는 시장 수급상황보다는 한일 간 갈등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과 감산 가능성 등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본다"며 "다만 낸드플래시의 경우 일부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등 바닥을 다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여러 불확실성으로 시장 예측이 어려운 만큼 한·일 간 통상갈등에 따른 심리적인 수요가 본격적인 가격 반등세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특히 낸드플래시의 경우 최근 있었던 일본 도시바 반도체 라인 정전에 따른 공급 감소와 함께 가격 내림세가 한계치에 이르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D램의 경우 당장 가격 반등을 점치긴 어렵지만, 일본의 수출 제재 장기화와 실제 생산 차질 여부에 따라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가능성도 제기된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