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이커머스에 밀린 유통공룡
마감연장·새벽배송 승부수 불구
비관 전망 잇따라… 적자 예측도
초저가 정책 '국민가격' 효과 의문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 어려울듯"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쿠팡과 G마켓 등 온라인 이커머스 업계의 고속 성장에 밀려 대형마트 선두주자 이마트가 휘청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관적인 실적 전망을 받아들고 있는 이마트의 '날개없는 추락'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울한 관측도 내놓는다. 마감시간 연장, 새벽배송 시작 등 활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반등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마트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지난해 동기 대비 56.1% 감소한 234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증권의 경우 2분기에 1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상장 후 첫 적자전환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영업적자는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재산세 증가 부담 영향도 있지만 본질은 할인점(이마트)의 업황 부진"이라며 이마트가 2분기 적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마트의 부진은 핵심 사업군인 할인점 부문에서 기인한다. 할인점이 올해 들어 정용진 부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시작한 '국민가격' 등 초저가 정책이 매출 규모는 소폭 키웠지만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박 연구원은 "연초부터 진행 중인 가격 할인 정책이 충분한 모객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며 "효용성에 대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가격 할인 정책을 철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매출 개선을 이끌고 있는 창고형 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노브랜드, 온라인몰 역시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애초에 '박리다매'를 콘셉트로 삼은 만큼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법인인 SSG닷컴이 지난달부터 도입한 새벽배송 역시 시장에 정착하려면 기다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배송 규모가 일 3000건, 서울 일부 지역에 한하는 만큼 본격적으로 배송 지역과 물량이 확대될 때까지는 판단을 유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마트를 향한 불안한 시선은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해 3월 32만원을 돌파했던 이마트의 주가는 이날 오전 장중한때 13만35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단기 낙폭과대 인식에 저가매수세가 몰리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증권사들의 눈높이는 일제히 하향조정되고 있다. 목표주가를 40만원 위로 잡았던 증권사들은 실적부진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10만원 중반에서 20만원 초반으로 재설정했다.
다만 트레이더스가 신규 출점 효과와 기존점 신장이 동시에 이뤄지며 여전히 두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 점포 수 4000개를 넘어선 이마트24가 규모의 경제를 시현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할인점의 부진을 상쇄하기는 어렵지만 반등이 이뤄질 경우 개선 속도를 높이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주가 하락은 아직까지 대형마트 업황 부진에 대한 실적 우려감이 크다는 것"이라며 "3분기부터는 개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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