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현 칼럼] 암호화폐 `리브라`가 몰고올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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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현 칼럼] 암호화폐 `리브라`가 몰고올 파장

   
입력 2019-07-16 18:11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리브라(Libra) 출시 계획을 보류했다. 지난달 18일 페이스북이 리브라에 대한 백서를 내놓은 후 세계 금융시장은 큰 혼란에 빠져든 듯했다. 리브라는 실제 자산에 의해 가치가 유지되는 스테이블 코인이어서 그 영향력이 얼마나 클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제도권 세력의 저항에 일단 손을 들었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페이스북에 '리브라' 프로젝트를 중단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도 7월16일 페이스북 임원들을 대상으로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한 청문회를 소집해 놓은 상태다.


미국 정치권에서 리브라를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리브라 프로젝트가 가져올 금융시스템에 대한 위험성이다. 둘째는 데이터 사생활 보호 문제, 셋째는 자금세탁이나 마약거래, 테러자금 조달 등 불법행위에 이용될 가능성 등이다. 이에 반해 페이스북 측은 리브라가 전 세계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도 용이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전 세계의 이주노동자들이 매년 송금수수료로 250억달러를 지불하고 있는데, 리브라 코인이 발행되면 은행을 통하지 않고도 국제송금이 가능해 금융거래 수수료를 대폭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양측 주장 모두 설득력은 있지만 그 시각차 또한 너무 커서 결말이 어떻게 날지 매우 궁금하다.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계좌가 없는 사람도 쉽고 안전하게, 그리고 저렴한 수수료로 국제송금을 할 수 있는 기술만 구현된다면 리브라 프로젝트가 중단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첨단기술에 대한 국가적 통제를 최대한 자제하는 전통을 갖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장기적으로도 리브라는 미달러화와 상호보완적 관계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리브라는 실물자산 가치의 유지를 위해 기축통화인 달러를 기반으로 하는 미국의 채권, 주식형 펀드(ETF), 부동산 등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국제관계 속에서 미국의 패권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향후 대한민국은 어떠한 시각으로 리브라를 바라보고 어떻게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지 정책적으로 깊은 고민을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이에 앞서 반드시 알아야 할 사례가 있다. 네이버의 라인(LINE)이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이미 암호화폐 링크(LINK)를 발행했다는 사실이다. 이미 라인 내에서 링크로 결제도 하고 게임머니로 사용하고 있다. 즉, 국내기업이 암호화폐 사업을 일본에서는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이미 2017년 다보스포럼에서 해킹을 방지할 수 있는 암호화폐 기반의 블록체인 기술을 차세대 금융시스템으로 선정한 바 있다. 이는 각국 스스로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키지 않으면 4차산업혁명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경고로도 해석된다. 이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필두로 한 현행 금융감독시스템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국가의 법과 제도란 첨단기술을 통해 진화하려는 사회적 욕구를 선제적으로 억제하기 보다는 사후에 발생하는 부작용을 치유하는 역할을 담당할 때 그 국가를 성장·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현행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통해 임원의 선임과 이사회 구성, 대주주 적격성 심사, 임원보수 등을 세밀하게 통제하는 우리나라의 금융감독시스템은 반드시 개선될 필요가 있다. 물론, 금융시장이 소비자나 투자자 등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들이 자행될 가능성이 높은 곳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행 금융제도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새로이 형성된다면 이런 문제 역시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봐도 사전규제보다는 사후규제가 더 정답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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