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녹십자엠에스·태창산업에 76억9800만원 부과
2개 사 3건 입찰처 7:3 비율로 예정수량 배분
헌혈자로부터 채취한 혈액을 저장하는 용기인 혈액백을 대한적십자사에 납품하기 위한 입찰에서 수량과 가격을 담합한 2개 업체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대한적십자사가 발주한 혈액백 공동구매 단가 입찰에서 사전에 일정한 비율로 예정수량을 배분하고 투찰가격을 합의한 녹십자엠에스와 태창산업 등 2개 업체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76억98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또 녹십자엠에스와 소속직원 1명은 검찰에 고발키로 결정했다.
헌혈백은 전혈을 채취할 때부터 혈액제제가 제조되는 과정과 혈액 제재가 실제 수혈자에게 사용될 때까지 이를 보관하는 저장 용기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녹십자엠에스와 태창산업은 2011년, 2013년, 2015년 총 3건의 '혈액백 공동구매 단가 입찰'에서 7:3의 비율로 예정수량을 배분하고 투찰가격을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2개사는 7:3의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전국 15개 혈액원을 9:6 또는 10:5로 나누어 입찰에 참여했다.
그 결과 태창산업은 30%에 해당하는 수량을, 녹십자엠에스는 70%에 해당하는 수량을 투찰해 각각 해당 물량을 낙찰받아 합의가 실행됐다. 입찰 3건에서 모두 99% 이상이라는 높은 투찰률로 낙찰 받았다. 또 3건 입찰의 계약 기간이 계약 연장 규정에 근거해 별도 협상 없이 2018년 5월까지 연장되면서 2개 사의 합의 효과가 지속됐다.
이에 공정위는 3건의 입찰 물량뿐만 아니라 합의의 효과가 미친 13회의 계약연장 물량까지 관련 매출액에 포함해 과징금을 부과키로 했다.
신용희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 과장은 "이번 제재는 대다수 국민이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헌혈 과정에 필요한 용기를 이용해 취한 부당 이익을 환수하는 한편, 혈액이 필요한 환자들의 호주머니와 건강보험 예산을 가로챈 악성 담합을 적발해 엄벌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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