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과 공유 … 종합적 대책 논의
靑, 철회할 때까지 단호히 대처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반도체 수출 규제를 경제보복 조치가 아니라고 부인하는 일본에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당청은 16일 국회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사태 경과를 공유하고 장기화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종합적인 대책을 논의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규제를 한국정부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하자 일본이 보복조치가 아니라고 했는데 정말 실망스러운 발언"이라며 "오히려 솔직하게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하려고 해도 모자란데 이런 발언을 했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 무엇보다도 외교적인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꾸짖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이 자리에서 "일본의 관방장관은 경제 보복이 아니라고 하고, 경제산업상(장관)은 국제기구에서 조사받을 사안이 아니라는 궤변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궤변은 대한민국 국민을 분노하게 하고, 국제사회에서도 빈축을 산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일본 아베 정부의 이런 태도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는 매우 어리석은 행태"라며 "아베 정권에 참으로 실망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한다"고 일침했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들은 싸움은 우리가 하겠다면서 불매운동하고 있다"며 "국민들을 믿고 단호하게 대처해달라"고 주문했다.
청와대는 일본정부가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할 때까지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연석회의에 참석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일본이 아무 협의 없이 수출 제한조치를 취한 것은 1965년 국교 수립 후 힘들게 쌓아온 한일 우호관계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심각하고 무모한 도전"이라며 "(일본은) 명확한 이유와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주장에도 일관성이 없다"며 "이런 부당한 조치를 즉각 중단하고, 외교적 노력에 적극 동참하길 촉구한다"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정부는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조속히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전 부처가 모든 자원을 동원해 현장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정부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확고하다"면서 "추가경정예산뿐만 아니라 내년도 예산에도 반도체 소재·장비 등을 강화하는 대대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면서 "폐쇄적·수직 계열화를 개방된 활기찬 생태계로 바꾸는 전화위복 계기로 삼겠다"고 단언했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전날 '일본의 수출규제는 한국정부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안전보장을 목적으로 한 수출 관리를 적정하게 실시하기 위해 운용(방침)을 수정한 것이지 대항조치가 아니다. (문 대통령의) 지적은 전혀 맞지 않다"고 해명해 논란을 일으켰다.
김미경·윤선영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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