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실상 인수 포기 관측 속
새주인 물색 나선 딜라이브
디폴트 위기 몰려 노심초사
유료방송 합산규제 결론 도출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KT의 딜라이브 인수 포기설이 현실화 될 조짐이다. KT가 검토하던 딜라이브 인수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딜라이브는 KT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과의 M&A(인수 및 합병)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이다.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는 최근 열린 OTT포럼 창립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 합산규제 향방 결정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면서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합산규제가 없다면) 아무래도 M&A 시장이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대표는 "M&A 시장에는 여러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다"며 KT가 아니라도 LG유플러스나 SK브로드밴드가 M&A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함께 피력했다.
딜라이브는 계속된 매각 불발로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전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이달 말로 도래한 딜라이브의 인수금융 만기와 관련해 '리파이낸싱(자본재조달)'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딜라이브 대주주인 KCI(국민유선방송투자)는 이달 말까지 1조4000억 원 규모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디폴트 (채무불이행, 부도)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딜라이브 측은 만기연장과 관련해 채권단과 협의 중으로, 리파이낸싱에 총력을 기울여 디폴트로 인한 워크아웃 등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은행 채권단은 2016년 KCI의 인수금융 2조2000억 원 중 8000억 원을 출자전환하고 1조4000억 원은 3년간 만기를 연장해 줬다. 당시에도 딜라이브 매각이 실패로 돌아가며 디폴트 직전까지 몰린 바 있다.
딜라이브 입장에서는 오는 7월 말 만기 이전에 KT로의 매각이 성사되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러나 국회에서 합산규제 관련한 법안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사실상 7월 매각은 물 건너가게 됐다. 일각에서는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포기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합산규제가 폐기된다 하더라도 사후규제 방안과 관련한 논란이 일면서, KT 내부에서도 딜라이브 인수와 관련한 부정적인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점유율이 31.07%인 KT는 합산 규제가 부활하면 딜라이브(점유율 6.29%) 인수 자체가 불가하게 된다. KT군(KT+KT스카이라이프)과 딜라이브의 M&A 후 총합 점유율이 37.36%에 달하기 때문이다.
채권단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딜라이브 측은 "리파이낸싱이 계획대로 성사될 경우, 오히려 M&A를 원점에서 고민할 수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2016년에는 3년의 인수금융 만기 연장이 되었지만, 이번에는 기간이 얼마나 연장될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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