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관 웰컴저축은행 최고정보·보안책임자 인터뷰
"하루에도 100건 가까운 해킹공격 시도가 있을 정도로 IT시스템은 다양한 리스크에 처한다. 개인정보 비식별화는 기본이고, 어떤 상황에도 문제가 없도록 3중·4중·5중 보안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인 권영관 ICT서비스본부장(사진)은 "최근 랜섬웨어나 APT(지능형 지속위협) 공격이 늘어나고 내·외부 직원에 의한 인적사고 위험도 항상 도사리고 있다"면서 "IT시스템이 뚫리면 은행이 문을 닫아야 하는 만큼 암호화·PC보안·방화벽·APT 차단·DB 암호화·접근제어 등 가능한 모든 장치를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4년 5월 출범한 웰컴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최초로 모바일 풀 뱅킹 앱 '웰컴디지털뱅크'를 선보이는 등 디지털 변화를 이끌고 있다. 빅데이터와 AI를 통한 위험분석과 개인맞춤형 서비스, 공격적인 보안투자가 성장의 바탕이 됐다.
금융IT 분야에서 20년간 일해 온 권영관 본부장은 "IT시스템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는 한편 DB를 암호화해 만의 하나 해커가 내부 정보를 빼 가도 DB를 암호화해 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정보유출은 내·외부 인력에 의한 인적사고로 일어나는 만큼 내부 직원의 보안인식을 높이기 위해 교육·훈련·포상 등 다양한 방법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사고 한번이면 치명적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연 2회 가짜 APT 메일을 직원들에 보내 대응 정도에 따라 포상과 개인 인사평가에 적용하는 등 강도 높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정보 비식별화도 중요한 이슈다. 최근 유럽 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을 어긴 브리티시항공과 메리어트호텔그룹에 대한 수천억원의 벌금 부과를 계기로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커졌다.
권 본부장은 "데이터 활용과 보안은 기업의 경쟁력과 생존능력을 결정하는 키"라면서 "DB 암호화를 통해 정형데이터를 모두 암호화하고, 실시간 DB 백업을 통해 문제 발생 시 바로 백업데이터가 구동되도록 하는 동시에 로그파일 등 모든 비정형 데이터 암호화도 마쳤다"고 설명했다. 비정형 데이터 암호화는 탈레스의 보안솔루션을 적용, 전자금융·계정계·대외계·정보계시스템 서버 전체를 암호화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대부분의 금융서비스가 영업점 대신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다 보니 금융기관 IT 조직의 역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권 본부장은 "비대면 계좌 개설부터 온라인 대출·예금 서비스까지 금융의 모든 것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온라인에 쌓인 데이터를 분석하고 머신러닝·딥러닝·음성인식 등을 적용해 개인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최근 IT 투자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이어 "하반기 빅데이터·머신러닝·딥러닝에 집중 투자하고, 맞춤 서비스 수준을 더 높인 차세대 모바일뱅킹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라면서 "그동안 시나리오나 룰 기반으로 하던 데이터 분석에 딥러닝을 적용하면 한 단계 도약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신용등급이 비교적 낮은 고객을 주로 상대하는 제2 금융권의 특성상 리스크는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얻기 위해 CSS(고객평가모델)의 중요성도 크다. 4년 전부터 대출심사에 머신러닝 기반 CSS를 활용, 리스크와 수익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 있다.
권 본부장은 "개인정보 규제를 지키면서 유용한 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면서도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한 고객 정보를 모으고 고도화하는 동시에 구글 등의 광고성 데이터, 다양한 통계자료를 모아 영업 시스템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현업에서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모델을 내놓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온라인 비즈니스모델 발굴에 힘쓰고 있다"면서 "금융 영역 내에서의 변화와 혁신을 넘어서서, 잘 자리 잡은 통신·유통·인터넷 생태계에 들어가거나 플랫폼을 연동하는 식으로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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