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전청사 '제2회 북 콘서트'
日조치에 다양한 대응 해법 제시
중기부 제공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응하려면 호흡이 긴 정책을 만들어야 하고, 정책 실행 속도도 높여야 한다."(이정동 청와대 경제과학특별보좌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 R&D 투자를 통해 상생협력 할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17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제2회 북 콘서트'에 참가한 이정동 경제과학특보와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우리의 대응반응에 대해 이 같은 해법을 제시했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이날 북 콘서트에는 '축적의 길'의 저자인 이정동 특보(서울대 교수)가 직접 강연자로 나섰다. 이 책은 올 초 문재인 대통령이 직원들에게 선물한 책으로, 도전적인 시행착오와 스케일업 경험의 축적을 통해 대한민국이 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특보는 "우리나라는 제품 뿐 아니라, 서비스, 정책 측면에서 밑그림을 그리는 '개념설계 역량'이 부족하다"면서 "매번 같은 경험을 반복 하는 '퇴적'이 아닌 매번 조금씩 다른 것을 새롭게 시도하는 '축적'이 쌓여야 개념설계 역량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날개없는 선풍기'로 널리 알려진 영국 다이슨의 사례를 소개하며 축적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 특보는 "다이슨은 '먼지봉투가 없는 청소기'를 만들기 위해 15년 동안 5127번의 스케일업 과정을 거쳐 제품을 조금씩 발전시켜 왔다"면서 "과연 우리는 15년 동안 끊임없이 스케일업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그는 "일본은 오랜 기간 축적의 과정을 통해 소재·부품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소재·부품 육성을 위한 정부 정책에 속도를 높이고, 긴 호흡을 갖고 추진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 특보는 "정책을 기획할 때 이전보다 좀 더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규제를 철폐하기 보다는 업데이트하는 전략을 통해 스케일업 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중기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R&D 투자를 통해 상생과 공존하는 연결자이자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재·부품 분야 중소기업을 만나본 결과, 20년이 넘는 기술 축적을 통해 핵심·원천기술을 확보하고도, 대기업으로부터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대기업 역시 그동안 해외에서 쉽게 수입해 써 온 탓에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하지 않은 만큼 대·중소기업 협력을 통해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국가의 모든 시스템과 정책은 영원하지 않고, 끊임없이 바뀌고 혁신해야 대한민국의 선도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연결해 상생과 공존의 기반을 만들어 가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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