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쫄쫄면 등 소비자 외면
농심건면도 비수기 판매 주춤
점유율 작년 수준인 54% 머물듯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올 1분기 '신라면 건면'으로 돌풍을 일으킨 농심이 2분기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여름을 노리고 출시한 도토리쫄쫄면·냉라면 등의 신제품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여름 비수기'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18일 관련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추정치)는 매출 5668억원, 영업이익 16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4%, 155.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당초 업계에선 농심의 지난해 2분기 실적이 워낙 부진했던 데다 올해 1분기 출시한 신라면 건면이 출시 40여일만에 1000만개 판매를 넘어서는 등 순항하면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농심의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온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농심의 2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98.1% 늘어난 128억원으로 예상하며 "국내 라면 시장의 경쟁 심화로 손익은 시장 기대치를 다소 하회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DB금융투자도 "국내 라면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판매가격 할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2분기 영업이익이 101억원에 머물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이 농심의 2분기 실적을 당초 예상보다 낮게 잡는 데는 신라면 건면의 매출 감소세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출시된 신라면 건면은 출시 40여일만에 1000만개, 4월까지 누적 판매량 2000만개를 넘어서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는 5~6월로 접어들면서 매출이 급감했다는 설명이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라면 건면의 최근 매출은 월 20억~30억원으로 출시 초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이라며 "과거 짜왕의 사례에서 보듯 신제품 판매 호조가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빔면 등 국물 없는 라면이 강세를 보이는 2~3분기에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이 부족하다는 점도 실적 부진에 한 몫을 했다. 농심도 여름 시장을 타깃으로 차갑게 먹는 냉라면, 도토리 쫄쫄면, 미역듬뿍 초장비빔면 등의 신제품을 선보였지만 전통의 강호 팔도가 팔도비빔면과 괄도네넴띤으로 시장 이슈를 선점하면서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이에 2분기 농심의 시장 점유율(금액 기준)도 52.5%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1분기 대비로는 1.4%포인트 후퇴할 것이란 전망이다.
심은주 연구원은 "경쟁사의 프로모션 강도가 높아지면서 이에 맞서는 농심의 프로모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적극적인 신제품 공략에도 불구하고 올해 점유율은 지난해 수준인 54%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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