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협의, 대체산업 키워야"
경제전문가 30人 긴급진단
경제전문가 10명 중 7명은 일본의 경제보복의 원인으로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꼽았다.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10명 중 6명의 전문가가 일본과 협의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풀어야 하는 동시에 일본의 원자재를 대체할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타임스가 교수와 민간 연구원, 기업 임원을 포함한 경제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우리의 법원 판단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보십니까'라는 물음에 30명 중 22명(74%)의 응답자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더 두고 봐야 진의를 알 수 있다고 응답한 전문가는 6명(20%), 법원 판단에 따른 보복조치가 아니라는 의견 1명(3%), 기타의견 1명(3%)으로 나타났다.
기타 의견을 제시한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올해 3월부터 경제 제재 이야기가 일본에서 흘러나왔다"면서 "이번 조치는 일본이 대한민국을 우방으로 생각하는 지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에 종합적인 검토가 배경이고, 특히 북한과 이란에 대한 전략 소재의 재수출 문제가 표면 상의 이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일 관계를 최악의 상태로 몰고 온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2012년 5월 대법원에서 '한·일 협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개인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파기환송 판결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이후 2018년 10월 대법원은 그 판결을 확정했다.
외교적 협상을 요구하는 일본을 상대로, 정부는 '삼권분립에 따라 사법부 판단에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8개월의 '대치'는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경제 규제 조치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복수 선택을 할 수 있는 응답에는 20명(67%) 응답자가 일본과 협의해 수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처음의 출발점은 강제징용에 대한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에서 시작됐다"면서 "따라서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외교적인 부분으로 풀면서, 경제적인 부분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직접 만나 외교적인 담판을 해 수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응답자 19명(63%)가 이참에 우리나라도 일본의 원자재를 대체할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문제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정책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 팀장/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정책 팀장/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이지평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이상 총 15명)
◇ 익명 요구
·여신금융협회 소속 여신금융연구소, 한국금융연구원 소속 경제분석관 및 연구원 (총 5명)/KB국민은행, 여신금융협회, 우리은행, 저축은행중앙회 등 금융 및 금융유관기관(협회) 소속 임원 (총 1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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