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단이 22일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열고 7월 임시국회 일정을 논의했으나 불발로 끝났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추경 처리와 관련해 본회의 의사일정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면서 "상임위원회나 특별위원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해나가면서 정상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을 정상 가동한다고 해도 궁극적으로 본회의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면 추경 처리는 불가능하다. 나 원내대표는 회동 이후 "안타깝게도 어떤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면서 "임시국회 소집이 안돼 있다. 실질적으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오 원내대표 역시 "6월 국회가 빈손으로 끝났다. 걱정과 우려 속에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시도했으나, 또 해답 없이 끝났다"고 토로했다.
여야의 대립점은 크게 2가지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 건의안과 북한 선박 국정조사를 포기하지 않고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끝까지 불가 입장을 내세워 버티고 있다. 게다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재구성도 순조롭지 못하다. 민주당은 앞서 정개특위원장으로 홍영표 전 원내대표를 내정했으나 한국당은 사개특위원장 선임을 마무리 하지 않고 있다. 한국당은 앞서 민주당과의 협의에서 위원장과 소위원장을 교차로 맡기로 했다고 근거를 대면서 정개특위 제1소위원장은 한국당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합의문에 포함된 내용이 아니라며 거부하고 있다. 정의당 등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해온 야 3당도 한국당이 정개특위 제1소위원장을 맡는 것에 부정적이다.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모두 8월 말 활동기한이 끝나기 때문에 서둘러 재구성을 완료하고 논의를 시작해야 하지만 여야 대치로 인해 장기전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 원내대표는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문제는 논의가 진행되다가 마무리를 못하고 결렬됐다"면서 "소위 위원장 문제와 다 연결해 전반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원내대표 협상이 불발로 끝나면서 추경이 달을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추경심사는 예결위 감액심사까지 완료된 상태이나 상임위 증액 부분을 종합적으로 조정하는 단계가 남아 있고, 정부가 추가로 제출한 일본 경제보복 조치 대응 추경도 심사해야 한다. 본회의 일정을 잡지 못한 탓에 가까스로 여야가 합의안 일본 경제보복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도 동력을 상실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여야 단일안을 도출해 결의안 채택에 성공했으나 본회의라는 최종 관문 앞에서 멈춰 섰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22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정례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문 의장,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