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대출 등 영업재원으로 써
자금 만기도래 현황점검 TF 구축
국내 은행과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사들이 일본으로부터 들여온 자금 규모가 175억6000만달러로 약 20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일본이 금융 분야로 보복 조치를 확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일본계 자금의 만기도래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22일 금융당국과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으로 들어온 일본계 자금의 규모는 최대 52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사와 국내 은행이 조달한 일본계 외화차입금은 6월 말 기준으로 20조2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은행과 카드사들은 저금리 일본 자금을 국내로 들여와 대출 등 영업 재원으로 활용했다. 은행이 10조6000억원 상당을, 여전사는 9조5000억원 상당(83억달러)을 들여왔다.
금융당국은 은행과 카드사가 조달한 자금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일본계 금융사들이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하면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유관기관 회의 등 동향 취약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는지 짚어보고 있다"며 "금융위, 금감원, 은행이 모여 테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일본계 자금 만기도래 현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일본계 자금이 100% 회수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정하고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계로부터 조달한 대출과 외화채권 만기도래 현황도 일일이 체크하는 중이다.
최 위원장은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우리나라의 금융기관 신용도가 취약한 상황이면 위기상황이 촉발될 수 있는데 우리의 신용도는 매우 높다. 어느 한나라에서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고 해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실행돼 국내 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설비투자 등의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방안을 우선 시행할 방침이다. 대출이나 보증 등 형태로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첫 번째 조치다. 하반기 중 공급하기로 한 10조원 상당의 정책금융 자금, 7조5000억원 상당의 무역금융 자금을 우선 활용하고 필요하면 추가 재원을 확보한다.
최 위원장은 "산업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 일본의 보복조치와 관계없이 진행하기로 했던 것이어서 그대로 할 계획"이라며 "기존의 여러 가지 지원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필요하다면 새로 만드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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