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민 전국립외교원장 강조
"이낙연 총리 특사 파견 방안도"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 원장(사진)이 대법원의 일본 강제징용 보상 판결에 따른 한·일 통상 갈등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직접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제징용 보상 문제는 우리 정부가 독일처럼 특별법을 만들고 기업이 참여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윤 원장은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일관계를 통해 본 우리경제 현황과 해법 특별대담'에 발제자로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러시아와 중국의 군용기들이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을 예로 들면서, 한·미·일 공조가 흔들리면 이 같은 상황이 계속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신뢰할만한 채널로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외교 복원을 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이낙연 국무총리가 특사로 가 물밑 접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한·일 간 갈등 문제는 양국 정부의 역사관 차이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아베 총리가 지난 201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 담화에서 "러일전쟁에서 일본의 승리가 아시아·아프리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줬다"고 한 발언 등을 그 예로 들었다.
이런 와중에 일본 정부는 지난 2012년 대법원의 '외교 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소멸할 수 없다'는 판결이 과거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과 배치된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 만큼, 일본이 자발적으로 다시 피해자에게 보상해 줄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사법부의 판결도 존중해야 하는 만큼, 더 이상 일본에 구차하게 돈을 달라고 하지 말고 우리 정부가 나서서 개인 청구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이 전후 보상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든 '기억, 책임 그리고 미래 재단'을 그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과거 한·일 청구권협정에서 일본에 차관으로 받은 돈으로 기업이 혜택을 본 만큼, 재단 설립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고 정부와 기업이 함께 재단을 만들면 일본 기업들도 도의적인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국내에서 확산하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대해서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의병(민간)이 할 수 있는 일과 관군이 하는 일은 다르다"며 정부여당이 냉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이 파장이 길면 길 수록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 국민들인 만큼 빠른 조기 해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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